가을은 비가 적은 탓으로 공기가 건조하다.

밤이 되면 싸늘하지만 대낮에는 기온이 높다.

한의학은 "열은 음을 상하게 하고 기를 손상시키며 조가 성해지면서 진액이
소모된다"고 규정한다.

가을엔 더위가 쇠퇴함에 따라 여름에 잃게 된 식욕을 회복하지만 음식
보양 기거 절제에 주의하지 않으면 정신피로, 허리와 다리의 권태, 무력감,
번조, 악몽, 목과 인후의 갈증, 조열(정기적으로 일어나는 신열) 등 기허
울허의 증상이 나타난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로 과일 야채류 오이류 해조류 콩류 생선류 육류 알 등
음식물의 종류가 다양해 식사에 균형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음식을 조미할 때도 매운것 고추 후추 술 등을 적당히 배합해서 쓴다.

봄과 여름에 걸쳐 쌓인 서습을 없애기 위함이다.

고추는 장내가스를 배출시켜 소화불량을 완화시키고 위하수와 위무력증에
적당히 가미되면 식욕증진과 소화촉진의 작용이 있다.

즙을 내어 묽게 타서 점안약으로 사용하면 눈의 피로를 덜고 건조함을
방지한다.

아스피린에 과민한 환자의 초기감기에 있어 콩나물에 고춧가루를 넣어
따끈하게 마시면 발한제와 같은 효과가 있다.

고추는 소염 이뇨 해열 진통작용이 있어 수종 인후염의 증상을 완화시키고
류머티즘이나 신경통 동상에 응용되며 회충등의 구충약으로도 사용된다.

고추는 온열성으로 여름철 냉면과 같은 찬음식에 넣는 이유는 냉온을
조절하기 위함이다.

후추는 향료 조미료 구충제 건위제 등으로 이용되는데 속이 찰때는 담을
없애는데 사용된다.

후추는 위기능쇠약 소화불량 곽란 가슴앓이 복부팽만감 치통을 가라
앉히는데 사용한다.

후추는 양성중의 양성으로 대열하여 미량으로도 식욕증진은 물론 소화작용
과 구풍작용이 있어 한풍에 몸이 상풍상한했을 경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 후추를 끓인 물에 설탕을 넣어 마시면 아주 효과적이다.

그러나 다량을 섭취할 경우 위점막을 자극해 충혈과 염증 목앓이 혈변
치질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후추와 녹두가루를 같은 양 혼합해 풍치나 충치의 환부에 붙이면 이상
하리만치 그 통증이 가시며 이를 물에 끓여 마시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후추는 구급약으로 동물성지방이나 생선에 의한 식중독에 특효가 있다.

인사불성이 되어 졸도했을 경우 후추가루를 콧속에 넣어 자극을 줘 각성
시킬수도 있는데 최악최후의 경우에만 사용해야 한다.

후추가루를 벼루에 넣고 먹을 갈면 엄동설한에도 먹물이 얼지 않는 묘한
현상이 일어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