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현전경련부회장은 이날 회의가 끝난 직후인 오후 1시55분께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사과의 말씀"을 읽고 난뒤 일문일답을 가졌다.

다음은 일문일답내용.

-회의를 시작한지 2시간이 넘었는데 왜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렸나.

<>사안이 중요한 만큼 진실된 의지를 담아 표현하기 위해 많은 의견들이
교환됐다.

-발표문 외엔 논의된 사항이 무엇인가.

<>특별히 더 논의된건 없다.

이런 불행한 사태가 더이상 일어나선 안되며 이번 사과는 형식적인 것이
아니고 진심에 우러나온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자는 얘기가 많았다.

또 국민에게 한 약속은 앞으로 진지하게 실천해 나가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노태우대통령이 돈을 받은 기업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는데
전경련이 돈 준걸 사과하는 건 불법정치자금 제공을 자진해 시인한 것
아닌가.

<>그건 내가 여기서 할말이 아닌것 같다.

-발표문에서 "김영삼정부에선 정치자금의 부담이 없다"는 점을 특히 강조
했는데.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과거와 상황이 바뀌었다는 점을 그저 설명한 것 뿐이다.

-이번 사태의 조기수습에 대한 건의는 발표문에 없는데.

<>비자금 파문이 조속히 마무리돼야 한다는 점은 우리 모두의 일치된
생각이다.

현재는 무한경쟁의 시대다.

경제계에 부담을 주는 이런 사태가 장기화되면 경제가 중대한 영향을
받을게 뻔하다.

-그런데 왜 발표문 내용엔 포함시키지 않았나.

<>발표문에 당연히 들어갔을 텐데..(발표문을 뒤직이며)

만약 안 들어갔다면 실무적인 책임일 뿐이다.

이번 회의의 목적 자체가 사태를 조기에 매듭지어 부작용을 막자는
것이었다.

-기업인에 대한 검찰소환 조사에 대해선 논의됐나.

<>그런 얘기는 전혀 없었다.

-대한상의와 경총회장도 참석했는데 발표문의 주체는 왜 전경련으로만
했나.

<>정치자금은 주로 전경련 회원사들과 관계있는 것 아닌가.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기 위해 전경련 이름만으로 발표했다.

< 차병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