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의 노전대통령 비자금 실명전환사실이 밝혀지고 비자금관련
기업에 대한 검찰소환이 시작된 3일 증권사 객장은 당분간 "양파껍질
벗기듯" 관련기업이 새로 드러날때마다 해당종목 주가가 하락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우려감으로 스산한 분위기를 연출.

평상시 하루 평균 70~80명의 고객이 나왔던 D증권사 강동지역 영업점에는
비자금 파문이후 "출근고객"이 30여명으로 격감했다가 대우그룹까지
수사대상에 오른 이날에는 20여명만 나와 투자자들의 증시 기피현상이
심화됐음을 입증.

애써 증권사 영업점을 찾은 투자자들도 "비자금 수사가 언제 마무리 될
것인가" "몇개 기업까지 소환조사될까"하는 얘기에 관심을 집중.

이날 증시주변에는 검찰소환대상기업이 1,2차로 나눠 20여개사가까이
떠돌았으며 노씨의 돈세탁에 참여했다는 회사명단 역시 루머로 나돌기도.

<>.대우그룹주가는 개장초부터 약세를 면치못해 (주)대우가 하한가된
것을 비롯 전종목이 내림세를 연출.

대우그룹주식의 약세는 오후까지 계속이어졌는데 이런 가운데서도
거래는 비교적 활발하게 이뤄져 거래량상위 10개종목중 대우그룹주식이
3종목 포함됐다.

대신증권 최갑수올림픽지점장은 "투자자들이 대기업계열 제조업체종목은
가급적 사려고 하지 않는다"고 얘기했다.

<>.대우그룹 주가 약세에 이어 건영등 대구.경북지역 연고 건설사및
나산실업등 6공시절 급성장했던 일부 기업이 가격제한폭까지 밀린
가운데서도 선경 한보철강은 강보합세를 유지해 관심.

이에대해 증권관계자들은 그동안 낙폭이 컸던데다 비자금 파문에도 불구,
투자이익을 따지는 합리적인 투자패턴이 살아있기때문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선경그룹주식은 9개 종목중 6개종목이 강세를 보여 주가면에서는 비자금
충격에서 다소 벗어난 모습.

현대와 삼성그룹은 오전 한때 하락종목이 많았으나 후장들어 상승종목수가
증가.

반면 한진그룹과 한화그룹주식들은 대체로 약세를 기록.

<>.비자금파문에 연루된 기업체에 대한 검찰수사가 점차 구체화되고
있지만 주가예측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비자금증시"를 반등모색기로 보는
낙관론이 우세한 모습.

증권전문가들은 비자금파문이 계속되는동안 종합주가지수는 대체로 975~
1,010사이의 박스권에서 조정을 받은후 점차 상승탄력이 강해질것으로 전망.

대우증권 유근성투자분석부장은 "최근 주가흐름을 보면 주식시장이
비자금악재에 대해 강한 내성을 지닌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일반인의
투매현상이 나타나지않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연말장세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는것으로 볼수 있다"고 해석.

쌍용투자증권의 목양균투자분석부장도 "비자금파문이 내주중반께는
마무리될것으로 보인다"며 "그때까지 주식시장은 지수가 크게 하락하지
않는 반등모색시기가 될것"이라고 전망.

또 일부에서는 오는13일 중국의 강택민총서기가 방한, 삼성 현대등
기업체를 방문하게 됨에따라 정부가 그때까지는 비자금사건을 마무리지을
것으로 보기도.

그러나 한편에서는 정부가 기업체의 불공정관행을 척결하겠다며 비자금
파문을 계기로 한 재계의 전면적인 체질개선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비자금
증시가 상당기간 지속될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의견도 나오고 있다.

< 최승욱.최명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