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중국 여행의 절정은 계림이라고 말한다.

계림산수갑천하(계림의 산수는 천하 제일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국에서 그 풍치가 빼어난 곳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그중에서도 계림여행의 절정은 이강유람이라고 할 수 있다.

이강과 그 주변의 기기묘묘한 봉우리들이 어우러져 빛어내는 산수는
우리가 그림을 보면서 상상 속의 풍경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한폭의 절묘한
동양화 바로 그 자체이다.

계림이란 이름은 이곳에 계수나무가 많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여행의 절정기인 가을이면 거리에 계수나무 꽃 향기가 넘쳐난다.

계림은 중국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관광지이다.

때문에 50만의 인구 가운데 약 8%가 관광 수입에 의존하고 있을 정도로
관광산업의 비중이 높은 곳이다.

또한 중국인들의 신혼여행지로도 꼽히고 있다.

도시규모에 비해 호텔을 비롯한 관광 관련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다른
중국여행지에서 지친 몸을 편히 쉴 수 있다.

계림을 찾는 사람 가운데 대부분은 유람선을 타고 이강 연안의 풍경을
감상한다.

현지인들은 이강 연안의 풍경은 계절과 날씨에 따라 하루에도 시시각각으로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한두번 보고서 이강을 다 보았다고 섣불리 말하지
못한다고 한다.

대개 봄부터 가을까지는 계림에서부터 양삭까지 8시간 정도 배를 타고
가게 된다.

늦가을부터 겨울까지의 갈수기에는 계림에서 양제까지 차를 타고 가서
그곳에서 양삭까지 3시간정도 배를 타게 된다.

양삭에서는 버스를 타고 계림으로 돌아오는 것이 보통이다.

대개 아침 8시께 출발해 오후4시께 계림에 돌아오게 된다.

계림에서 양삭까지 수로로 88km, 육로로 77km정도이다.

선상에서 보는 이강 연안의 풍경은 절묘하다는 말로밖에 표현할 수 없다.

관광안내 책자에서나 보았음직한 아름다운 풍경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이곳은 옛날에는 바다밑이었으나 지각 변동으로 솟아올라 육지가 되었다고
한다.

이때 지상으로 나온 석회암이 침식작용을 거치면서 독특한 카르스트 지형을
형성하게 됐다.

그 결과로 생긴 기묘한 형태의 봉우리와 종유석 동굴등이 오늘날 이강의
멋진 산수를 만들어낸 것이다.

덕분에 예부터 이곳은 숱한 시인과 화가들의 글과 그림의 소재가 되었다.

계림 관광의 백미는 이강 유람이지만 시내와 교외에도 볼만한 명소가
많으며 시가지 자체도 아름답다.

양삭은 계림에서 출발하는 유람선이 도착하는 곳이다.

조그마한 마을이지만 "양삭의 산수는 계림에서 제일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풍치가 좋다.

관광철의 계림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양삭에 머물러 보자.

계림에 비해 경치도 낫고 숙박비도 훨씬 저렴해 경비를 절약할 수 있다.

주변의 풍치와 소박한 시골 풍경도 맛볼 수 있다.

양삭에서 계림까지는 버스로 2시간정도 걸린다.

도로변의 풍경 또한 빼어나 지루하지 않다.

시내의 명소들은 대개 걸어다닐 만한 거리에 있다.

독수봉에 올라보면 계림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독수봉 첩채산 복파산등 세 봉우리는 모두 60~70m정도로 높이도 비슷하고
무척 가까이에 있어서 어느 봉우리에 오르더라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근교의 전형적인 카르스트 지형의 종유동 동굴인 노적암도 볼만한
곳이다.

동굴의 길이는 500m정도며 세심하게 고안된 채색 조명이 환상적이다.

동굴안은 항상 섭씨 20도 정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여름에도 시원하다.

저녁에는 소수 민족 공연을 감상하자.

장족등 소수 민족의 민속음악과 무용 공연이 벌어진다.

주요 호텔에서 저녁에 한차례 정도 공연한다.

[[ 교통및 숙식정보 ]]

서울에서 계림까지 직항편은 없다.

서울~상해까지 간 후에 국내선으로 갈아탄다.

소요시간은 항공편으로 서울~상해 2시간, 상해~계림 2시간.

항공요금은 서울~상해간 MU(중국 동방항공)편으로 왕복 33만8,000원,
KAL.아시아나는 42만2,000원이다.

일반적으로 항공요금은 왕복요금이 싼편인데 중국은 예외여서 편도요금은
왕복요금의 거의 반절이니 편도만 끊고 다른 도시를 경유하는 것도 요령
이다.

계림을 여행하기에 알맞은 계절은 10월에서 4월까지이다.

이 기간 중에는 쾌적하고 맑은 날이 많기 때문에 계림의 풍치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4월부터 9월사이의 우기에 연간 강수량의 80%가 집중적으로 내린다.

그래서 여행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은 계수나무 꽃이피는 가을이다.

김정미 < 여행가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