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세계화전략과 현대의 추격전략"

국내 카메라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항공과 현대전자의 마케팅전략은
이렇게 요약된다.

올 상반기 삼성과 현대는 각각 55%와 22%의 시장점유율을 나타냈다(각사
영업자료 발표기준).

아남정공(11%)이 그 뒤를 잇고 있지만 아직은 두 회사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인 형편이다.

업계 선두주자인 삼성항공은 지난해(53%)에 비해 시장점유율에 큰 변동이
없다.

삼성은 안정권인 50%의 셰어를 넘긴만큼 내수시장보다는 수출로 해외시장
공략에 주력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인수한 일본의 유니온사를 중심으로 자체 브랜드의 카메라를 카메라
선진국인 일본에 역수출할 계획도 추진중이다.

또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 2월 인수한 독일의 롤라이사가 위치한
지역에 내년초 기술센터를 설립해 디지털카메라도 선보일 방침이다.

삼성의 "세계화"전략과 달리 현대전자는 후발주자인만큼 내수시장 확대에
마케팅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지난 93년 금성사(현 LG전자)의 카메라 생산라인을 인수한 후 특유의
"뚝심"으로 시장셰어를 넓혀가고 있다.

93년(13%)과 지난해(20%)로 넘어오면서 조금씩 높아지고 있는 점유율이
현대의 약진을 잘 말해준다.

현대가 이같이 카메라사업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선 이유는 광학기술이
카메라뿐만 아니라 반도체 장비제조에도 핵심적인 기술로 활용되기 때문.

"대대적인 광고와 유통망확대로 올 하반기엔 시장점유율을 최소 25% 이상
으로 끌어올리겠다"(강남훈 현대전자 정밀기기사업본부장)는 야심찬 계획
이다.

이 회사는 올해안에 카메라 전문 양판점을 서울에 설립하고 현재 2백
70여곳인 대리점도 3백여곳으로 취약했던 유통망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올 연말에 생활방수기능에 중점을 둔 "뮤줌"카메라로 영역을 확장한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삼성은 현대의 이러한 "대공세"에 내심 경계하면서도 아직은 느긋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대의 추격이 지금의 시장판도를 얼마나 바꾸어 놓을지 관심거리다.

<김재창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