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들이 주식사들이기에 바쁘다.

국내기관투자가들은 10월들어 24일까지 3조1천1백22억원어치를 팔고 3조
5천2백3억원을 사들여 4천8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올들어 9월까지 총 5천5백71억원의 순매도를 보인 것과 비교할 때 엄청난
순매수규모라고 할 수 있다.

기관별로는 보험이 이달들어 24일까지 2천84억원어치로 가장 많았고 은행
(1천9백37억원)투신(1천5백22억원)연기금(1백86억원)등의 매수세도 강했다.

증권사들만이 1천6백31억원어치의 순매도를 보였을 뿐이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기관투자가에 의한 금융장세"가 도래했다고 보기도
한다.

기관투자가들이 이처럼 10월들어 매수강도를 높인 것은 금리하락에 따라
주식시장이외에 자금을 운용할만한 곳을 찾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의 조항원자산운용담당이사는 "실세금리가 내려감에 따라 채권금
리에 연동돼 있는 자산의 비중을 높이기 힘들어져 당분간 주식시장으로 자
금이 몰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동성이외에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또다른 축이라 할수있는 기업실적에서
도 경기하강에 따른 기업실적의 급속한 악화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또 기관투자가들은 지난 7월이후 매도를 충분히 했기 때문에 주식매수여력
이 넉넉한편이다.

이번달부터 불붙기 시작한 기관매수세는 다음달로 갈수록 더욱 강해질 전
망이다.

시중실세금리가 11%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증권사를 제외한 대부
분의 기관투자가들이 다음달 주식투자규모를 늘려잡고 있다.

투신사는 다음달들어 최대 매수세력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투신 주식운용부 신철순차장은 "일반자금의 유입은 부진한 편이지만
보험 은행 연기금등에서 들어오는 대규모 투자자금이 늘고 있어 순매수규모
가 이번달의 2배에 이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매각 수익증권규모가 최근 7천5백억원규모로 줄어서 매물부담도 적다.

은행들은 금리하락이 가속화되면 예대금리에서 역마진이 나올수도 있어
주식투자를 늘리지 않을 수 없는 처지이다.

최근 조흥은행이 주식투자규모를 일단 1천억원가량 늘린 것으로 알려졌으
며 다른 은행들도 주식투자규모를 늘리느라 부심하고 있다.

보험의 경우 자산규모가 계속 늘고 있어 현재 전체자산중 주식투자비중 14
%선을 그대로 유지하기만 해도 이번달보다 주식순매수물량이 더 많아질 전
망이다.

<최명수.정진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