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PC생산업체들은 1백달러짜리 주기판을 생산할 때 대만PC업체보다
평균 6~7달러정도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마케팅비용이나 CPU구매등에서는 대만업체와 별다른 차이가 없으나 개발및
생산분야에서 각각 1~2달러정도, 운송면에서 3달러정도 더 많은 비용이
든다는 분석이다.

국내PC업체들은 개발및 생산분야에서의 원가상승은 PC업체들에게
귀책사유가 있지만 운송면에서의 물류비용 추가지출은 국가 인프라와 관련된
분야여서 업체로서는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주장한다.

국가적으로 항만 운송체계가 효과적으로 정비되고 업체들이 물류를
합리적으로 관리하려는 노력이 병행될 때 관련 비용의 절감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다.

세계적으로 PC업체들은 사내 정보시스템을 구축, 생산및 판매에 따른
물류를 합리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지역별로 생산거점및 마케팅 거점을 확보해 PC상자의 이동을 최대한
줄이려는 노력이 함께 이뤄지고 있다.

컴팩컴퓨터는 세계 각국에 흩어져있는 생산및 판매거점간에 물류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국제적인 정보시스템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자사의 PC서버와 윈도를 기반으로 개방형 분산처리환경을 이용해 주문
운송 재고관리등을 총괄지원하는 종합정보시스템을 전세계적으로 구축한
것이다.

이같은 종합정보시스템을 통해 컴팩은 전세계 7개 PC생산라인과
1백여개국의 3만8천여개 유통채널을 온라인으로 연결했다.

또 제품 기획단계에서부터 생산 유통 판매및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각
제품에 꼬리표를 붙여 현재 각각의 제품이 어느 곳에서 어떤 단계로
처리되고 있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했다.

최근 국내에서 PC판매및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대만의 에이서사는
항공편으로 PC를 국내에 들여온다.

선박편으로는 급변하는 국내 PC시장환경에 맞출 수 없다는 판단때문이다.

국내 지방대리점에서 한국지사를 통해 대만 본사로 주문한 PC가 다시
지방대리점에까지 도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2주일 이내.

이보다 늦는 경우는 세관에서 업무처리가 늦어질 때 뿐이다.

2주일이내에 원하는 대리점에 PC를 갖다놓는 정도의 초스피드 물류관리
시스템은 일반 국내기업에서도 흉내내기 어려운 수준이다.

에이서는 이같은 물류관리를 가능케 하기 위해 아시아태평양지역
독립국가연합 중동및 아프리카 지역을 하나로 묶은 국제 네트워크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또 이 네트워크에는 전세계 20여개의 자회사및 협력업체와 60개국에
흩어져 있는 1만여개의 유통점이 연결되어 있다.

이같은 외산PC업체들의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업체들의 노력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생산및 물류체계의 혁신을 위한 "프로세스
이노베이션"을 시작하고 전담조직과 인력을 확보하는 한편 컴팩이 사용하고
있는 기업통합관리 프로그램인 독일 SAP사의 R/3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또 전국을 1일 배송권으로 하겠다는 전략아래 전국에 24개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이와함께 수원및 기흥공장의 PC관련 부품 생산라인을 PC조립 라인과
인접하게 위치시켜 동선을 단축함으로써 최대한 물류를 합리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합리적인 물류관리를 위해 지역별 생산거점및 마케팅 거점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국내외 업체를 막론하고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삼보컴퓨터는 미국및 유럽의 현지법인의 권한을 강화하는 한편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96년부터 공장 운영에 들어가기로 했다.

또 일본에 PC수출을 위한 현지사무소를 설립하고 대만에는 전략적 제휴를
모색하기 위한 현지 사무소를 설립했다.

삼성전자가 미국 중국 말레이지아 아일랜드등에 PC관련 해외 6개
생산기지를 확보하고 전세계 45개국에 판매법인을 설치해 세계적인
판매체제를 구축한 것도 PC경쟁력이 효율적인 지구촌 물류관리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