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자진 출두한 이태진 전청와대경호실 경리과장은 대검찰청에
"자신은 이현우 전청와대 경호실장으로부터 수표를 받은 즉시 신한은행에
입금만 시키는 심부름꾼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신한은행 서소문지점에 입금시킨 돈은 그 전에 어느 은행에 있었나.

"어느 은행에서 돈을 빼서 신한은행으로 옮긴 것이 아니라 이실장으로
부터 직접 수표를 받았다" -왜 신한은행에 입금시켰나.

"신한은행이 청와대와 가깝고 하니까."

-나응찬 신한은행 행장과 청와대가 가깝다는 얘긴가.

".(고개만 끄덕끄덕)"

-나행장은 누가 소개시켜줬나.

"내가 직접 가서 만났다"

-비자금 조성과정에서 무슨 역할을 했나.

"이현우씨로부터 돈을 받아 입금만 시켰다"

-92년 11월 이전의 계좌와 비자금에 대해서 아는게 있는가.

"모른다"

-신한은행외에 다른 은행에 계좌를 개설한 일이 있나.

"없다"

-신한은행에 입금시키기 전에 다른 금융기관에 입출금한 적이 있나.

"수표를 받는 즉시 바로 넣었다"

-신한은행 차명계좌에서 인출한 1백21억원은 어디에 썼나.

"잘 모른다"

-당신이 인출하지 않았나.

"내가 인출하지 않았다"

-그동안 어디 있었나.

"친구들과 놀다 왔다"

-92년에 청와대를 그만두고 뭐했나.

"무직이라서 그냥 놀았다"

이씨는 경남 마산출신으로 육군 갑종출신 장교로 임관한 뒤 이현우
전경호실장과 같이 근무한 것을 계기로 그와 인연을 맺었다.

이씨는 지난 88년2월 이전실장이 경호실장을 맡을 때 중령으로 예
편,청와대에 들어가 4년8개월동안 경호실 경리과장으로 근무하면서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실질적인 실무자 역할을 담당해
왔다.

< 한은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