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미 <카디날 디자이너>

남성복에 코디네이션이 강조되기 시작한 것은 10년도 채 안된다.

그러나 그 변화는 막대해 남성들의 옷차림은 최근 몇년사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어두운 수트에 흰색셔츠, 화사하고 눈에 띄는 넥타이를 곁들이는
천편일률적 모습을 연출하던 남성들이 이제는 자기 개성을 충분히 표현하는
멋쟁이로 변신, 거리를 밝게 만들고 있다.

올가을 남성정장은 전반적으로 부드럽고 안정된 복고풍에 현대적이고
세련된 느낌을 가미,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양상을 띤다.

색상은 회색 파랑 갈색등 내추럴톤이 주조를 이루며 포도주색 선홍색등
붉은 계열과 녹색계열이 액센트색으로 사용된다.

소재에서는 표면질감이 특히 중시된다.

실제로도 밋밋하고 단순한 것보다는 질감이 살아나는 소재가 보다 세련된
맛을 준다.

이런 기본경향을 염두에 두고 가을분위기 물씬 풍기는 멋진 차림을
연출해보자.

<>세단추재킷 정장에 같은소재 조끼를 착용한다.

세련된 갈색정장과 조끼, 같은 톤의 넥타이 연출은 차분하면서 절제된
멋을 풍긴다.

<>실크가 섞인 헤링본무늬 갈색재킷과 사선무늬가 든 갈색바지,
홈스펀소재의 갈색조끼를 입고 포도주빛 넥타이를 맨다.

색상톤은 같으면서 패턴과 소재가 다르면 또한 색다른 느낌을 준다.

<>검정과 흰색이 조화된 독특한 질감의 재킷에 밝은회색 조끼, 검정셔츠와
바지의 코디네이션은 세련된 멋을 풍긴다.

검정색 터틀스웨터를 덧입으면 따뜻하면서도 캐주얼한 느낌이 더해진다.

아래위 한벌의 정장과 조끼는 통일감을 주지만 조끼를 다른 소재로 고르면
보다 다양하고 세련된 연출이 가능하다.

조금만 신경쓰면 보다 풍성하고 분위기있는 멋진 가을신사가 될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