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이 멈춘 비정상적인 팔뼈에 다리의 성장판을 이식, 기형을 바로 잡는
고난도 수술법이 국제학회에서 의학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경희의료원 정형외과 정덕환교수는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 수부외과학회 창립50주년기념학술대회에서 "손목부위 성장판
이식술"이란 논문을 발표, 큰 관심을 모았다.

정교수는 선천적 결손이나 외상 염증 등으로 관절부위에서 뼈를 자라게
하는 원반형의 성장판이 손상된 어린이의 골(발목의 작은뼈)끝부분에 있는
성장판을 떼어내 척골(손목의 작은뼈)과 요골(손목의 큰뼈)에 이식해 팔뼈가
정상적으로 성장토록 했다.

무릎에서 발목까지는 경골(발목의 큰뼈)이 있기 때문에 비골의 일부를
제거해도 다리 기능엔 큰 문제가 없다.

지금까지 이같은 기형을 바로잡기 위해 뼈를 골절시킨후 길이를
인위적으로 늘리는 사지연장술이 사용돼왔으나 팔목하완은 두개의 뼈로
이뤄져 치료후 수년이 지나면 두뼈중 한뼈가 성장, 기형이 재발해 근본적인
치료법이 되지 못했다.

뼈성장판이식은 성장판과 주위조직의 2~3mm 되는 가는 혈관을 잇는 기술이
어려워 성공한 예가 거의 없었으나 정교수는 미세혈관현미경으로 보면서
혈관을 이어 83년부터 지금까지 20예를 시술, 그중 시술한지 3년이상된
11예 모두 극적인 기형교정효과를 거뒀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