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세의 숀.린치(Shaun.Lynch)는 잉글랜드의 뉴턴애보트에 있는 타일밸리
골프클럽에서 생면부지의 다른 두 사람과 조인하여 골프를 하였다.
그의 핸디캡은 대랸 20정도이었고, 그나마도 그날의 라운드가 그로서는
금년들어 겨우 두번째에 불과하여 그의 핸디캡은 믿을수 없는 것이라 하여도
지나침은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496야드의 17번홀에 이르렀다.
그 홀은 페어웨이가 퍼팅그린 앞에서는 거의 수진으로 경사져 있고 왼쪽
으로 심하게 굽어져 있는 도그레그홀이었다.
더우기 드라이빙레인지를 끼고 있어서 왼쪽에는 20여m의 높이로 울타리까지
쳐져 있었다.
린치는 티샷을 위해 친구로부터 산 중고 맥그리거 3번아이언을 꺼내들었다.
그는 길없이 퍼팅그린을 향해 곧바로 티샷을 날렸다.
나무숲을 넘어 날아가는 그의 볼이 지면 어디에 떨어지는지를 아무도 보지
못했다.
그래서 린치는 잠정구를 쳤다.
그리고 그는 동반자들을 따라서 잠정구로 플레이하여 퍼팅그린에 이르렀다.
깃대를 뽑으려던 동반자의 한 사람이 린치에게 잠정구를 치기전에 어떤
볼을 쳤는지를 물어왔다.
맥스플라이1번이라고 대답하자 동반자는 홀컵에 들어가 앉아 있는 볼이
린치의 볼임을 확인하여 주었다.
볼을 주워 들며 린치와 동반플레이어들은 그가 티샷한 볼이 퍼팅그린으로
부터 100야드도 훨씬 못미치는 지점의 경사지에 떨어졌다가 때마침 지독히
가문 날씨 탓에 딱딱히 굳어져 있던 그곳에서 크게 바운드를 일으키어
온그린되어 홀인되었을 것으로 추측하였다.
그야말로 요행이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린치는 파5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의 홀인원은 기네스북에 가장 긴 홀인원으로 기록된 것이다.
그런데 이 기상천외한 골프의 대기록을 보도하려는 영국의 언론사들이
고민에 빠졌다.
즉 파5홀에서의 2타에 홀아웃하는 경우에 더블이글 또는 알바트로스라
해서 부르고 있는데, 그때까지 파5홀에서 홀인원을 일컫는 용어가 골프용어
사전에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린치가 사는 마을의 텔레비젼방송국에서 시청자들로부터 린치의
기록을 표한하기 위한 용어를 공개모집하였다.
물론 그 방송국에서는 린칠 하여금 최종결정을 하게 한 것이다.
그리고 린치는 그 중에 콘도르(CONDOR)를 선택하였다.
또한 이와같은 린치의 결정은 세인트엔드류스에 있는 R&A에 보내졌다.
따라서 앞으로 파5홀에서의 홀인원을 콘도르라 부르게 될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앞으로 골프사에서 콘도르라는 대기록을 또다시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즉 린치가 홀인원을 기록한 뒤 타인밸리 GC에서는 17번홀의 수정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린치는 그런 타인밸리 GC에 퍼팅그린앞에 길고 깊은 벙커를
만들라고 조언을 하였다고 한다.
물론 린치는 자기의 대기록이 어느 누구에 의해서도 깨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