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자동차협상의 영향으로 국내시장에서 수입차의 판매량은 얼마나
늘어날까.

지난해 4천대가 판매된 수입차는 올해에 8천대 2000년에는 연간
5만대규모를 웃돌것이라는게 완성차업체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수입차의 시장잠식은 업계예상보다 훨씬 클수도 있다.

대형차시장을 둘러싼 국산차와 수입차간의 경쟁에서 "칼자루"는
수입업자들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업체들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마진을 줄여 버리면 그만큼
국산차와 수입차간의 가격차가 좁혀져 "시장공략"이 쉬워진다.

이는 수입차의 가격 결정구조를 보면 알수있다.

수입업자들은 외국차를 들여오면서 보통 대당 적게는 8백만원, 많으면
6천만원가량의 유통마진을 남긴다.

수입승용차의 판매가격 결정구조는 국산차와 다르다.

수입승용차는 외국에서 들여오는 수입가격(보통 CIF가격)에 8%의 관세를
붙인다.

여기에 특별소비세와 교육세가 부과된다.

이렇게 해서 형성되는 통관가격에 수입업자가 유통마진을 붙여 공급가격을
결정한다.

소비자 판매가격은 공급가격에 10%의 부가세가 또 부과된다.

국산차는 마진이 세금부과전 가격에 포함되지만 수입차의 마진은 대부분의
세금이 부과된 이후에 결정된다.

결국 수입승용차의 가격결정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은 수입가격과
유통마진인 셈이다.

수입업자는 마진에서 일부 손해를 보더라도 판매가를 낮춰 팔수있는
것이다.

특소세와 무관하게 올해 수입차값이 낮아진 것도 수입업자들이 마진의
일부를 포기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결국 수입업체들이 마진을 줄여서라도 판매량을 늘리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수입차판매규모는 예상외로 늘어날수 있다는 얘기다.

< 정태웅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