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타나베 사타오씨는 1933년생으로 보스톤버클리음악원을 졸업했다.

그는 일본에서 명실공히 최고의 섹스폰연주자이다.

사타오씨는 자신이 만든 연주단을 이끌고 세계각국에서 공연함은
물론이요 대학에서 강의를 하기도 한다.

특이한 것은 그의 강의 시간은 거개가 골프이야기로 끝나는 사실이다.

와타나베 사타오씨는 지금으로부터 34년전 미국유학을 결정해 놓고도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방황하고 있던 시절 처형의 권유로 골프에
입문하였다.

그무렵 주위 사람들 모두가 자신이 미국에 간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데다가 일자리도 없어서 3개월동안 정신없이 연습장에서 볼만을 쳤다.

그는 걸의 매일을 하루같이 나인홀을 돌고 와서 연습장에 가서 다시
땀을 흘리곤 했다.

그런 생활이 계속되자 걱정스럽게도 건초염까지 걸리게 되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새끼손가락이 펴지지 않아 섹스폰을 부는데에도
지장을 받게 되었다.

그래서 "골프는 섹스폰을 불 수 없게 하는 스포츠다"라는 생각이 들어
단호히 골프를 그만두게 되었다.

그런데 손가락을 치료하고 보스턴에 건너가서 만나게 된 섹스폰선생의
방구석에 퍼티가 놓여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선생님, 저는 골프는 손가락을 다치게 해서 그만두게 되었는데."라고
물었다.

이에대해 그이 스승은 "그것은 무리했기 때문이네. 적당하게 하면
얼마나 좋은 것인가"하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드디어 그는 다시 골프채를 잡게 되었던 것이다.

이런 경위를 거친 골프라서인지 지금도 그는 골프약속을 하게 되면
며칠전부터 마음이 설레이다가 당일 아침이면 자명종이 울리기도 전에
눈을 드고 설치게 된다고 한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그는 제자들에게 음악을 지도할 때 골프이론을
떠올리는 버럿이 있다.

즉 악기를 부는 감은 골프채를 휘두르는 느낌과 비슷하다는것, 예를
들자면 좋은 음을 내기 위해서는 멋있는 샷을 할때와 같이 기본적인
자세나 몸의 균형을 잘 잡아야 하는 것도 그 중의 한가지다.

특히 음악과 골프는 자신으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것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하는 점에서는 아주 똑같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그는 골프를 할때 스코어보다는 오히려 머리속에 그리고
있는 샷을 몇번이나 하였는가에 더 많은 관심을 둔다.

그리고 그러한 태도는 음악이나 더 나아가서 인생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래서 와다나베 사타오씨는 늘 골프는 인생이나 음악과 같이 심오한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