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처리를 제대로 하지않은 회사들이 잇달아 기업을 공개하고 있다.

증권감독원이 부실회계 처리에 대해 주의 경고등 가벼운 조치만을 할 뿐
증권시장에서의 기업공개는 허용하는등 투자자 보호를 소홀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증권감독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8월말까지 42개
사를 대상으로 감리를 실시한 결과 이중 12개사의 기업회계 기준을 위반해
회계처리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부실회계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3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된
감리에서 5개사가 적발된 것에 비기면 건수나 비율에서 모두 크게 늘어난
것이다.

증감원은 그러나 올들어 부실회계 사실이 적발된 12개사중 케이아이씨
화승전자 서울도시가스 신우 조일제지 코리아데이타시스템스등 6개사에
대해 기업을 공개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특히 이들 기업의 분식 회계 내용이 화승전자의 경우 매출액을 과대계상
했고 서울도시 가스는 지급보증 사실을 미기재하는등 증권 투자분석에 큰
영향을 주는 항목들인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증감원은 그러나 이들 6개사의 경우 분식 내용이 경미해 기업 공개를 허용
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증권계에서는 공개 희망업체가 줄을 서있는 싯점에서 굳이 부실회
계 처리를 한 기업먼저 공개토록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증권감독원이
재무제표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투자자 보호를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
했다.

< 정규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