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출범한 삼성자동차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국내외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최선의 전략은 무엇일까.

증권가등에서는 하나의 "상정가능한 방안"으로 기아자동차 인수설이
꾸준하게 나돌고 있다.

경영사정이 어려워지고 있는 기아자동차를 삼성이 인수함으로써 기아의
"기술력"을 활용할수 있을 것이란 "추정"에 근거를 두고있다.

물론 이같은 "설"이 현실로 나타날지도 모른다.

그러나 삼성.기아 양사는 모두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펄쩍 뛰고있다.

어느쪽의 경우건 "루머"의 진위를 파악하긴 어렵다.

이런 가운데 이웃 일본에서는 돌연 "삼성의 닛산 인수추진설"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자동차 전문가인 규덴야스시(구전태사)씨는 일본 경영잡지인
"경영컨설턴트"지 최근호에서 "삼성과 닛산간에 이미 체결된 기술제휴내용을
주의깊게 살펴보면 삼성의 대닛산 경영권매수라는 형태로 결착될 가능성이
있다"며 "오늘도 삼성그룹에 의한 닛산주의 매수가 의욕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삼성그룹의 자동차전략"이란 제목의 이 글을 간추려 싣는다.

대기업그룹이 중심인 한국의 자동차메이커들은 연산 4백만대 생산을
목표로 업체간의 증설 경쟁이 한창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그룹의 참여는 "불에 기름을 붓는 격"으로 자동차산업을
둘러싼 대기업그룹들간의 경쟁을 더욱 격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삼성그룹이 정부에 제출한 사업계획 내용을 유심히 살펴보면
실현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사실을 쉽게 알수있다.

우선 삼성은 2002년까지 자동차사업에 4조3천1백28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러나 이 정도의 자금으로 국제시장에서 성공하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이다.

삼성의 자금은 지금보다 3배는 더 필요하다.

게다가 부품업체도 거느리지 못한 신생업체가 초년도부터 6만5천대의
생산을 달성하기는 불가능하다는게 자동차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더욱이 삼성의 사업계획에는 부품구입을 포함한 운영자금 뿐만아니라
생산비용을 상회할수도 있는 판매경비가 반영돼 있지 않다.

삼성은 2002년까지 승용차 50만대를 생산하고 98년부터 수출에나서
2002년까지 수출비중을 55%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위해 세계 80개국에 퍼져있는 2백54개의 삼성그룹 해외지점및
판매망과 닛산의 유통망 딜러등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승용차는 국제상품이기 때문에 인식도가 낮은 차는 소비자들이
외면하기 마련이다.

이같은 "사면초가"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은 삼성이
제휴업체인 닛산자동차를 매수하는 일이다.

매수방법은 닛산주식을 지속적으로 매입해 거래은행과의 협의를 통해
닛산의 경영권을 이양받는 것이다.

삼성자동차의 생존전략으로서는 이 방안이 최선이며 닛산자동차의
매수논의는 앞당겨 실현될 소지도 배제할수 없다.

도쿄 증시관계자들도 이같은 "시나리오"의 설정에 부정적 견해를
제시하지 않는다.

닛산의 94년도 매출규모는 약 25조원(3천4백억엔). 이에비해 삼성그룹은
53조원에 이르고 있어 삼성이 계열사 일부를 매각한다면 닛산매수는
실현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삼성그룹측도 이 방안을 최근 심도있게 분석중이다.

< 이성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