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정감사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벌이는 14대국회 마지막 국감이라
야당의 공세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경제분야에선 이슈도 많고
사고도 많아 어느해보다 "시끄러운 국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정경제원 감사에서는 전직대통령 비자금보유설에 대한 진위해명과
6공비자금조성문제등을 놓고 야당의 추궁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산업부는 대외협상을 둘러싼 부처간 조율부족문제, 건설교통부는
신도시조성문제, 농림수산부는 쌀수입 추곡수매확대 수해대책등에 관한
집중적인 공세가 예상된다.

특히 개혁조치 보완여부를 놓고 민자당과 마찰을 일으킨 직후인데다 여권
마저 국정감사를 벼르고 있어 각부처들은 예년과는 다른 긴장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경제부처를 중심으로 이번 국정감사에서 다루어질 것으로 보이는 주요
이슈들을 정리한다.

[[[ 재정경제원 ]]]

옛 경제기획원과 재무부의 통폐합으로 과거 두부처 몫의 국정감사를 치뤄야
하는데다 민감한 이슈도 많아 상당히 긴장하고 있다.

여기다 홍재형부총리의 총선출마설로 야당, 특히 자민련쪽의 공세가 거세질
것이고 새정치 국민회의는 박은태 최낙도 두의원의 검찰 수사에 대한 반격
으로 역공세를 취할 태세여서 종전처럼 간단히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재정경제원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전직 대통령이 보유했다는 4천억원설
진위여부 <>이용만 이원조씨등 6공비자금조성관련자처리문제 <>조폐공사와
한은의 지폐유출사건 <>이석채차관이 협상대표를 맡은 북한쌀지원문제
<>개혁조치 후퇴에 대한 추궁 <>최근 채권종합과세를 둘러싼 당정마찰
<>신용금고등의 각종 금융사고 <>내년 OECD가입에 따른 개방폭확대문제
<>공기업민영화 <>경상수지적자확대에 대한 대책등이 주로 다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중에서도 정치자금 관련부분이 중요사안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고 대응
수위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 안상욱기자 >

[[[ 통산부 ]]]

한미자동차협상이 국감직전에 열려 이문제가 도마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

회담결과에 따라 미국에 지나치게 양보하지 않았느냐는 비판을 받을 것으로
우려.

또 거창하게 추진계획을 발표해 놓고 실제 시행시기는 2~3년 뒤로 미룬
거대 공기업민영화문제도 주의제가 될듯.

통산부는 공기업민영화와 같은 업계의 이해가 첨예하게 관련된 사안에 대해
당초 발표와 달리 정면태클하지 않고 시기를 늦추는 식으로 꼬리를 내린
것과 관련, 의원들의 추궁이 있을 것으로 보고 대응논리를 마련중.

이와함께 한국전력과 원자력연구소와의 원자력설계문제를 놓고 벌인
주도권싸움도 메뉴가 될것으로 예상.

또 국감때마나 다뤄지는 폐광지역문제와 관련, 이번에 통산부가 이지역에
내국인출입이 가능한 카지노를 허용하는 법률안을 추진중이어서 논란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전망.

< 고광철기자 >

[[[ 건설교통부 ]]]

이번 국정감사에서 가장 쟁점사항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처가 건설
교통부다.

이는 국감요구자료가 정부 부처중 가장 많다는데서 잘 나타난다.

21일 현재 건교부에 접수된 국감요구자료는 5천여건(상임위 공식요구
6백여건)에 이르고 있다.

2천여건은 본부 업무에 관한 것이고 나머지 3천여건은 지방청및 산하단체에
관한 것이다.

건교부에 대한 국감에서는 <>수도권 신도시 및 영종도 세계도시 건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이후의 부실시공 방지 대책 <>철도공사 백지화등이
최대 쟁점사항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또 의원들의 출신 지역 여론을 감안한 <>국토 7대 광역권 개발계획 추진의
우선순위 <>경부고속철도의 경주 도심통과및 대전 대구 도심구간의 지하화
문제 <>대구 위천공단(염색공단)조성 문제등도 집중 추궁대상이다.

이밖에 최근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는 부동산 투기 재연에 대한
대책, 경부고속철도 노선의 안전도, 수도권 용수난및 경북 내륙지역에 대한
근본적인 가뭄대책등도 비중을 가진 의제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이중 수도권 신도시 건설 계획으로 비친 "수도권 정비 계획"이 0순위로
도마위에 올라 정책의 방향및 시의성등을 놓고 열띤 공방이 펼쳐질 예상
이다.

삼풍사고에 대한 국민적 충격을 감안, 부실시공을 근절할 대책 마련과
정부의 공신력에 문제가 생긴 철도공사 백지화 문제도 1순위에 올라 있다.

지역적 현안으로는 부산.경남 출신 의원들이 이 지역의 상수원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있는 대구 위천공단 조성 계획의 재고를 요청할 것으로 보이며
호남출신 의원들은 국토 개발계획의 균형있는 추진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미분양 아파트 해소 방안, 신공항고속도로 민자유치 문제,
경부고속철도 노선 변경문제등도 심도있게 다뤄질 전망이다.

[[[ 정통부 ]]]

정부조직 개편후 첫 국정감사를 받게된 정보통신부는 통신사업자허가연기,
무궁화호위성발사실패, 한국통신 노조사태등 "대형 재료"들이 많아 걱정이
태산.

특히 국정감사 대상기관이 지난해 11개에서 15개로 늘어난데다 굵직한
현안이 많은 한국통신의 경우 감사일정이 본사에 대해서만 무려 4일로 잡혀
초긴장상태.

지난해말 체신부에서 정보통신부로 바뀌면서 통신사업분야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신규사업자 허가가 전격적으로 연말로 연기된데 대해 야권에서
외압여부를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

또 이동통신 주파수 배정, 데이콤 시외전화식별번호, 전화설비비반환문제
등에 대한 정책결정이 늦어진데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거론될 전망.

< 정건수기자 >

[[[ 농림수산부 ]]]

오는 25일부터 시작되는 농림수산부의 국정감사에서 최대현안은 역시 추곡
수매문제이다.

내년총선을 앞두고 "농심"을 붙잡아야하는 만큼 여.야의원들의 공세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농림수산부는 올해부터 출범한 WTO(세계무역기구)농산물협정에 따라 농업
보조금을 삭감해야 하는 첫해에 추곡수매량과 가격을 결정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어 국감을 앞두고 긴장하고 있다.

농림수산부와 재정경제원은 올해 추곡수매량을 지난해보다 90만섬이 줄어든
9백60만섬으로 하되 농협이 추가로 1백만섬정도 별도로 매입하는 방안을
마련해 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여야의원들의 공세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농림수산부관계자들은 추곡수매문제뿐만아니라 시 프린스호기름유출사고
적조현상 콜레라발생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민 보상대책을 비롯
중국산 불량마늘종구도입등 농수산물수입문제도 의원들이 강한 어조로
추궁할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 환경부 ]]]

최근 현안이 되고있는 환경오염문제와 쓰레기문제가 주요 쟁점이 될것으로
보인다.

또 김포매립지의 운용방향과 쓰레기 반입문제, 최근 지방자치단체간
쓰레기분쟁이나 지역이기주의에 따른 환경관련분쟁에 대한 해결방식도 집중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시행되고 있는 쓰레기종량제의 문제점과 그 보완대책도 많은
의원들의 관심을 끄는 사안이다.

대기와 수질등 환경오염문제와 환경영향평가의 대상과 방법에 대한 질의도
잇따를 전망이다.

< 조일훈기자 >

[[[ 노동부 ]]]

근로자파견법 제3자개입금지조항 복수노조허용등 노동관계법이 가장 큰
쟁점사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근로자파견법의 경우 노동부가 근로자공급사업을 법적으로 인정하기 위해
지난93년 국회에 상정, 제정을 추진해 왔으나 야당의원들의 반대에 부딪쳐
심의를 보류해온 상태다.

그러나 최근 통상산업부가 재계의 요청을 받아들여 "중소기업특별법안"에
이제도를 반영시키려다 노동계의 반발이 거세지자 노동부가 별도의 법제정을
추진하게된 것.

이에따라 이법제정을 둘러싼 여.야간의 공방이 첨예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제3자개입금지는 최근 유엔인권위원회에서 재검토를 우리정부에 요구해
왔고 복수노조허용문제는 오는 11월 민주노총이 출범할 예정으로 있어 야당
의원들의 질문공세가 심할 것으로 보인다.

<윤기설기자>

[[[ 한국은행 ]]]

올해 국정감사가 예년보다 다소 수월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검찰의
박은태의원수사과정에서 협박(공갈)에 의한 채무변제라는 돌발 변수가 터져
나온 상업은행등 일부은행은 고전할 것으로 예상.

한은관계자는 "국회의원들의 자료제출요구가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며 이를 "박의원사건으로 의원들이 은행을 통해 기업관련자료를 많이 요구할
경우 마치 이권에 개입하는 것처럼 비춰질까봐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나름대로 분석하기도.

한은은 특히 창립이래 가장 큰 악재인 부산지점 화폐유출사건에 대한 여야
를 막론한 의원들의 질타를 우려하고 있으나 이미 총재가 경질되는등 사태가
마무리된 뒤라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 눈치.

그러나 박의원사건의 상업은행등 문제가 불거져 나왔던 일부 은행과 유원
건설의 부도등 올해 유난히 대형사건을 많이 겪었던 제일은행등은 긴장하고
있다는 소식.

< 육동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