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차원에서 노사관게는 노조와 사용자간의 관계로만 보아서는 안된다.
근본적으로 노사관계의 출발은 노동문제가 있는 곳이다.
노동문제가 해결되면 노사관계는 관심을 끌 이유가 없어진다.
산업화가 시작된 이래 노동문제는 사측과 노측 모두에게서 발생한다.
사측 입장에서 노동문제는 종업원이 기대만큼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노측 입장에서 노동문제는 고용불안과 소득불안정이 주된것이었다.
이런 노동문제는 지금도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
21세기 탈산업화 사회를 눈앞에 둔 지금도 우리는 근본적인 노동문제가
그림자처럼 지워지지 않고 있음을 본다.
노동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노력은 지금까지 크게 두가지 흐름으로
진행되어왔다.
노동문제를 자본주의체제 자체의 모순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 자본주의
를 붕괴시킴으로써 해결하려는 흐름과 자본주의체제는 유지하되 ''보이지
않는 손''으로 한계를 드러낸 부분을 고쳐가려는 흐름이다.
기업차원에서 노동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도 이어졌다.
먼저 나타난 것이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기법으로서 생산과 분배를 최적의
방법으로 하면 노동문제는 저절로 없어진다고 보고 경영에 과학적 생각과
기법의 도입을 주창했다.
뒤를 이어 20년대에 인간관계운동이 전개되어 사용자가 종업원에게 보이는
따뜻한 관심과 정이 종업원의 동기를 유발하고 만족을 극대화시켜 노동문제가
풀린다고 주장했다.
근로자의 다양한 욕구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일을 재미있게 하기 위한
직무재설계와 같은 여러 제안들이 제시되었다.
이와 동시에 복지운동이 인기를 얻어 오늘날 보는 여러가지 복지후생제도와
시설이 당시에 이미 등장했다.
종업원의 복지후생에 투자를 하면 종업원이 고맙게 생각해 열심히 일할
것이라는 믿음아래 식당, 사원주택기금설치, 전담의사와 간호사의 고용등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지난 60년대 이전까지 이런 운동들이인기를 끌었으나 사용자들이 기대하던
생산성 증가는 실현되지 않았다.
그리하여 나타난 것이 과학적 관리기법과 인간관계운동을 통합시킨 인사
관리였다.
현재는 종업원의 능력개발 및 활용을 통해 노동문제를 해결하려는 인적
자원관리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문제 해결노력은 또 다른 시도
로서 주목받고 있다.
주로 사측이 주도하는 능력 또는 성과주의를 표방하는 인사 및 조직관리상
혁신조치들이 바로 그것이다.
임 대기업을 위주로 상당히 진척된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는 직능급 또는 능력급 성과급 연봉제와 같은 보상제도, 전사원
월급제, 직능자격제도, 팀제도입, 다면평가제도, 능력위주 채용제도, 종업원
교육훈련 강화와 조기퇴직제도 등 연공서열식의 기존 인사조직운영에서
엄청난 지각변동을 가져오고 있다.
현재 이런 일련의 조치들은 두가지 문제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그것들이 일본식 방식을 상당히 원용하고 있으나 일본사람들이 사전
준비에 기울인 노력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일본은 미국식 성과및 직무주의 인사관리를 도입하기 위해 2차대전전부터
꾸준한 연구와 실험을 하고 난 후에 최근의 직능자격제등의 모습을 그려
냈다.
뿐만아니라 인사문제는 실험하고 난 후에 최근의 직능자격제등의 모습을
만들어냈다.
인사문제는 조직상 다른 부문및 생산체제와 밀접히 연결되어 있으므로
인사혁신을 하면서 회사 전체의 시스템을 변경시키는 작업을 병행했다는
점을 우리는 중요시하지 않고 있다.
노조와 종업원의 반발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사용자의 호의를 저의를 가진 술수로 오인할 수 있는 것이 인간심리이며
조직의 생리이다.
이것 때문에 마음 아파한 경영자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인사 및 조직의 혁신은 오랜 역사를 지닌 노동문제의 해결이라는 큰 목표
를 달성하는 수단으로 보아야 한다.
이것은 노사양측에 적극적인 참여와 상호협력, 상대이익의 존중등을 요구
한다.
현재 이뤄지고 있느 인사 조직혁신은 생산설비의 교체와 시장전략의 수립
만큼이나 중요하므로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직접 노조설득이나 협상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본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