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음료업계 최대 이슈는 단연 ''식혜''와 ''먹는샘물''이다.

2종의 음료는 참여업체수와 시장규모면에서 예전에 볼수 없었던 폭발세를
보이면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해태음료 한국코카콜라 등 내노라하는 음료업체들 뿐만
아니라 제일제당 농심남양유업 등 많은 식품업체들이 올들어 식혜나
먹는샘물사업에 뛰어들었다.

너무나 많은 업체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어 정확한 시장규모를 파악하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올해 새로나온 제품들중 이렇다할 히트상품이 없는 것도 식혜와 먹는샘물
때문이라는 얘기마저 나올 정도이다.

<<< 식혜 >>>

지난해 5월 (주)비락이 캔형태의 식혜제품을 내놓은지 1년만에 연간
시장규모가 2천5백억원에 이를만큼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월평균 시장규모는 지난 1/4분기에는 70억원에서 2/4분기에는 1백50억원
수준으로 7, 8월부터는 4백억~5백억원 수준으로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3백억원이었던 식혜시장이 올해 8배이상 늘어날 것이라는게
업계관계자들의 얘기다.

이같은 시장성장세는 국내음료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84년 생산된 보리음료 맥콜(일화)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을 때에도
시장규모는 1천2백억원(88년)수준이었다.

제품이 시판된지 4년만에 1천억시장을 넘어선 것도 당시로는 기록적이었다.

88년부터 판매된 스포츠음료가 시판 4년째인 92년 1천억원, 6년째인 94년
2천억원을 넘어선 것도 대단한 것이었다.

그런데 식혜는 국내음료시장의 통념을 완전히 깨버렸다.

식혜시장규모가 1년만에 2천억원을 넘어섰다는 기록은 앞으로도 쉽게
깨지지 않을 것이라는게 음료업계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식혜를 내놓은 업체수의 급증도 새로운 기록이다.

1년전만해도 (주)비락만이 스트레이트타입 캔식혜를 판매했으나 현재는
40여개 업체가 식혜사업에 뛰어들었다.

롯데칠성음료 해태음료 한국코카콜라 제일제당 해태유업 진로종합식품
LG화학 빙그레 남양유업 산가리아 일화 롯데삼강 동원산업 사조산업
광동제약 태평양산업 진산식품 보은통상 삼성종합식품 효농 다향식품등이
이들 업체다.

식혜를 생산하는 업체들이 이처럼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공급
부족현상을 겪고 있다는 사실도 이채롭다.

비락 롯데칠성음료 해태음료등은 한결같이 물건이 없어 주문량을 제대로
대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이다.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붐이 일어난 것도 이같은 시계의 공급부족현상
때문이다.

식혜판매업체들의 제품공급능력이 달리다보니 경쟁적으로 캔음료생산라인을
갖고 있는 중소업체들과 OEM계약을 체결했다.

비락 해태음료 제일제당 진로종합식품 등 대부분 시계판매업체들이 OEM
방식으로 제품을 내놓고 있다.

OEM공급업체들은 식헤 덕분에 호황을 누리고 있다.

식혜가 이처럼 단시일내에 급부상할수 있게된 것은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는 전통음료인데다 언제 어디서든지 간편하게 마실수 있는 스트레이트
타입의 캔음료로 개발됐기 때문이라는게 정설이다.

음료업계는 한때 인기를 끌다가 사라진 보리음료와 달리 식혜의 인기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 생수 >>>

지난5월 시판이 허용된 먹는샘물을 생산하고 있는 업체는 1백여개를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진로종합식품 풀무원 제일제당 등 14개 허가업체와 무허가업체들이
먹는샘물을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다 농심 매일유업 상아제약등이 외국의 먹는샘물을 수입판매,
시장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먹는샘물시장규모는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무허가업체들이 지나치게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1천억원 규모였던 것이 3천억원을 훨씬 넘어서지 않겠느냐는
추측만이 있을 뿐이다.

먹는샘물의 시장규모나 참여업체를 정확히 집계할 수 없는데에는 정부정책
탓도 크다.

환경부는 지난5월 환경영향평가와 수질검사를 받은 업체만이 먹는샘물을
판매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기존 14개 허가업체들에 대해서는 내년5월 이전에 환경영향평가 및
수질검사를 받는것을 전제로 먹는샘물판매를 허용한 반면 무허가업체들에
대해서는 판매를 금지시킨것.

먹는샘물을 판매하는 것이 불법인 무허가업체들이 판매액을 밝힐 리가
없다.

정부가 수질개선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이 시장질서 왜곡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고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환경부는 수자원보호를 위해 먹는샘물판매액의 20%를 수질개선부담금으로
부과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허가업체들을 포함한 일부 업체들만이 내고 있다.

수질개선부담금을 내는 먹는샘물생산업체들의 제품원가는 그만큼 높아지는
반면 무자료로 거래하는 대부분 무허가업체들은 싼값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소매상에서 판매되는 1.8l짜리 패트병의 경우 허가업체제품이 1천원선인
반면 무허가업체 제품은 8백원 수준이다.

수질개서부담금을 내는 허가업체들이 가격경쟁력에서 무허가업체들에
밀리고 있다.

"올해 먹는샘물판매액이 지난해의 두배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난해
수준에 머물고 있다"(진로종합식품 장건용사장)는게 허가업체 관계자들의
얘기다.

시장규모는 늘어나는데 허가업체들의 판매액은 정체상태라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식품업체들이 잇따라 먹는샘물시장에
참여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그만큼 성장성이 높기 때문이다.

먹는샘물시장 규모가 3, 4년 내에 1조원규모를 커질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올 정도로 먹는샘물시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먹는샘물수요는 급증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오뚜기식품이 석수(구 서림) 을 인수하고 롯데음료 롯데삼강
크라운베이커리등이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으로 먹는샘물사업에
진출키로 한 것도 사업성이 밝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현승윤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