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처음으로 동체 및 날게 등 모든 구조물을 복합재료를 사용해 제작한
쌍발항공기가 빠르면 내년 2월 경상남도사천 하늘을 가른다.

항공우주연구소와 삼성항공은 지난 93년부터 공동개발에 들어간 쌍발
복합재료항공기의 동체 조립이 끝나고 앞날개 조립이 이달말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10월께 구조시험을 실시해 기체구조물을 최종조립하고
올해안에 엔진과 항법장치를 장착키로 했다.

항우연은 이항공기를 내년 2~4월중 한국 항공대학교에 위탁, 지상성능
시험을 거친뒤 경남 사천비행장에서 첫 비행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 쌍발 복합재료항공기는 8인승에 전장11m 날개폭 13m 크기로 제작되고
있다.

순항거리는 총1천8백km이며 순항속도는 시속 3백30km이다.

과기처 25억원, 삼성항공 12억원등 총37억원(93~95년)을 투입돼 개발되고
있는 이 항공기는 엔진과 프로펠러가 각각 2개인 쌍발항공기라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 53년 공군이 제작한 "부활"을 시작으로 국산기술로 개발한 경항공기
가 여러종 나왔지만 쌍발항공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쌍발항공기는 단발항공기에 비해 동체가 특정방향으로 쏠리지 않는 특성이
있으며 항공기가 점차 다발기로 발전하는 추세이어서 향후 항공기 기술확보
에 이번 첫 쌍발항공기 기술개발이 갖는 의미가 큰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프로펠러 하나가 작동안되는 비상사태 발생시 균형을 잃지않고
비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돼야 하는 어려움이 있기도 하다.

또 엔진이나 항법장치를 시스템화하는 기술이 4배나 복잡해지는것도
쌍발항공기 제작의 애로사항중 하나이다.

이 항공기의 동체와 날개는 각각 유리섬유와 탄소섬유로 제작되는등 모든
구조물을 복합재료로 만드는 최근의 항공기 제작추세에 맞춰 개발되고 있다.

이연구개발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항우연 항공사업단의 이종원박사는
"90년대후반들어 국제시장에 등장하는 대부분 경항공기의 구조물은 1백%
복합재료"라며 알루미늄을 사용하는것보다 가볍고 표면이 매끄러워 공기
저항을 덜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복합재료 항공기는 또 조립대상물이 많지 않아 제작기간을 단축하고
인건비를 크게 줄이는 장점이 있다.

복합재료를 사용한 동체의 경우 "붕어빵" 찍듯이 구워 만들어낸 동체의
반쪽 2개만을 연결하면 완성되는데 알루미늄을 재료로 쓰면 4백~5백개를
조립해야 한다.

그러나 구조물을 한번에 거푸집에서 찍어내기 때문에 한부분만 잘못돼도
다시 제작해야 되기때문에 비용부담이 커 설계를 정확히 해야 하고 또
복합재료는 전기가 안통해 벼락을 맞을 경우 손상이 크다는 단점도 있다.

"경제성이 떨어져 국내생산이 어려운 엔진과 항법장치등을 제외하곤 완전
국산기술입니다" 이박사는 이항공기가 성공적으로 제작되면 우리나라가
추진중인 중대형 항공기 기반기술을 상당부분 습득하게 될것으로 기대하고
개발과정에서 얻은 구조물성형기술에 대해 국내특허를 출원한데 이어 미국
에도 특허를 출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오광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