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조그마한 중소기업에서 생산되는 카앰프가 BMW 포드 페라리
캐딜락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고급차에 장착되고있다.

이 회사는 오로지 "최고품질이 아니면 개발도,생산도 하지않는다"는
철저한 신념아래 지난해 세계12개국에 카앰프를 1천3백만달러어치 수출,
기술한국의 기치를 드높이고있다.

인천 남동공단에 본사와 공장을 두고있는 그로리전자(대표 김귀형).
국내보다 세계시장에서 더 유명한 이 회사는 불과 창업6년만에 매출액
1백80억원을 바라보는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창업1년만인 90년에 수출1백만달러를 달성한데이어 91년 2백30만달러,
92년 6백20만달러, 93년 9백8만달러등 매년 급신장을 이어왔다.

그로리전자의 성장비결은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철저한 아프터서비스에서
비롯된다.

매년 매출액의 10%를 연구개발비로 투자하는 이 회사의 개발정신은
지난92년 미국의 "카오디오"잡지가 실시한 콘테스트에서 디자인부문1위,
파워부문 2위를 차지하는 결과를 낳았다.

보성고와 광운대전자공학과출신으로 카스테레오전문업체의 상무이사를
지냈던 김귀형사장이 회사를 설립한 것은 자동차문화가 고급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행위주의 자동차가 아닌 "달리는 음악감상실"을 완벽히 실현해
낸다면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때문이었다.

창업초기 대다수가 그렇듯이 어려움과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인천만수동 산동네에 있는 7백만원보증금 월세20만원의 임대공장에서
직원1명을 데리고 시작한 김사장은 초기에 금융혜택을 전혀 받지못했다.

"세계일류품을 개발하겠다"고 아무리 얘기해도 어디에서도 믿어주지
않았다.

결국 일가친척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준 자금으로 연구개발에 들어갔다.

그러나 어려움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자금난 인력부족등으로 품질관리를 위해 반드시 거쳐야하는 필드테스트를
못해 미국으로 수출된 제품이 모두 반품되는 사건이 터진 것이다.

"정말 막막하더군요.

이제 회사문을 닫아야 하는구나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위기를 넘겨야한다는
생각으로 전량 아프터서비스 또는 새 제품으로 교체해줬습니다" 김사장은
"이때문에 지금도 완벽한 품질관리를 위해 미국에 아프터서비스전문인력을
상주시키고있다"고 밝힌다.

그로리전자는 이제 제2도약의 시기를 맞고있다.

80만달러를 투입, 중국의 "랑방북방전자유한공사"와 6대4합작으로 설립한
현지공장이 오는11월 본격가동에 들어간다.

월1백만달러어치의 카앰프를 생산할 해외기지의 확보로 원활한 부품조달과
함께 자동차산업의 발달로 수요가 늘고있는 중국카앰프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할수 있게 된 것이다.

또 한국과학기술원(KAIST)와 공동으로 차세대형인 "디지털앰플러파이어"를
최근 개발, 올해안으로 인천남동공단내 공장에 양산체제를 갖추고 수출에
나설 방침이다.

지난해10월부터 시작한 교회에 음향기기와 비디오를 설계 설치해주는
교회용 음향영상사업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있다.

"중소기업이 살아남을수 있는 길은 부단한 기술개발뿐입니다. 특히 세계화
시대에 선진국제품을 따돌리려면 일류제품을 생산해내야지요. 이와 함께
품질관리보증, 아프터서비스도 뒷받침돼야 합니다"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김사장은 "그로리전자의 목표는 세계제일의 카앰프
전문업체가 되는 것"이라며 "앞으로 자동차전장품사업에도 참여할 계획"
이라고 말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