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추석 직전인 지난 6일 오전까지 추석이후를 ''맑음''으로
예보했다.
기업들의 수요가 줄어드는데다 자금공급도 풍부해 ''돌발적인 변수''가
없는한 금리가 오를 이유가 없다는 분석에서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졌다.
갑자기 ''돌발적인 변수''가 생겼다. 채권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
(CP)등의 이자소득을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으로 포함시킨다는
재정경제원의 발표가 6일오후 급작스레 나온 것이다.
이로 인해 ''맑음''예보도 ''매우흐림''으로 바뀌었다.
자금기상도는 11일 하루에도 몇번씩 바뀌었다. 정부와 민자당의 당정
회의에서 이들 상품에 대한 종합과세를 1년 연기토록 정부에 건의하는등
상황이 계속 바뀐 탓이다.
정부의 최종안이 확정될 때까지 자금기상도는 예측이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는 현재 CD CP 채권등을 종합과세대상에 포함시키되 <>금융시장의
충격을 줄이기위해 기존 절세상품 가입자들에 대해서는 종합과세에서
예외를 인정해주고 <>이들 상품의 종합과세 포함범위를 가급적 최소화
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특정금전신탁상품등 은행 증권 투신사의 종합과세 회피상품에
몰려있는 약1조1천68억원(8월말현재)의 자금이 급격히 이탈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금융시장의 혼란은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금기상도도 ''비교적 맑음''정도는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는 이날의 자금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재경원의 발표(6일) 직후인 7일 급격히 올랐던 금리는 이날 오히려
큰폭으로 떨어졌다.
3년만기회사채유통수익률은 연13.25%에서 연13.11%로 낮아졌고
CD유통수익률도 0.2%포인트 떨어졌다.
추석전 월1.30%(A급기준)를 보였던 사채수익률도 이날은 월1.29%로
낮아졌다.
통화당국이 종합과세 강화의 역작용인 금리오름세를 막기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것도 금리안정을 예상케하는 대목이다.
재경원은 우선 회사채발행을 축소시킬 계획이다. 한은도 9월중 총통화
(M2)증가율을 16%선에서 운용할 예정이다.
9월 한달만해도 6조원이 넘는 자금이 공급된다는 얘기다.
반면 추석이후에는 기업들의 긴급한 자금수요가 없다.
게다가 경기도 한풀 꺾이는 추세여서 이정도 자금을 공급하면 금리가
오르지는 않을 것이란게 한은의 분석이다.
금융계에선 그래서 실세금리인 회사채유통수익률이 연13%대를 일시
넘어선뒤 다시 12%대로 고개를 숙일 것이란 전망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전반적인 금리수준이 안정추세를 보인다해도 장단기 금리사이에
이중구조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어떤 형태로든 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되는 단기 채권들의 값은 싸지고
(수익률 상승) 종합과세대상이 아닌 5년이상 장기채권의 값은 비싸지는
(수익률 하락)하는 ''단고-장저''의 금리체계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또 은행들의 주요 자금줄인 CD의 인기가 시들해지면 은행들도 새로운
자금공급원을 만들기위해 경쟁적으로 고금리 수신상품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은행들의 경쟁이 시중금리상승을 또한차례 부추기는 역할을
할 것으로 우려된다.
<육동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