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나시에 살고있는 아르코스씨(53)는 가전제품을 수리하는 자영업자다.

TV 녹음기 선풍기 믹서 물펌프 램프 드라이기 전자샤워기 전자레인지등
고장난 가전제품을 고치는게 그의 업무다.

그가 수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지난해초부터.쿠바정부가 자영업법
을 제정하면서 택시영업 식당업 수리업등을 쿠바인들에게 허용한 이후
공식적으로 자영업허가증을 따냈다.

그는 가전제품 수리업을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국가건설성에서 근무했다.

오후5시 업무를 끝낸후 아르바이트 삼아 전자제품수리를 시작한게 인연이
돼 결국 수리업으로 나서게 됐다.

그는 "93년 월급이 121페소였으나 지금은 월 3,000페소 이상을 벌고 있다"
고 자랑했다.

이와는 별도로 달러수입은 월 200달러가 넘는다.

수리비를 달러로 내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로부터 품질보증권을 따낸 그는 "종업원이 전자제품을 수리해 받은
돈의 40%를 내가 갖고 나머지 60%를 종업원에게 주고 있다"고 말했다.

자택에 마련한 수리소에 근무하는 종업원은 현재 13명이다.

지난해초 시작할때는 2명이었으나 수리업무가 늘어 종업원을 더 뽑았다고
한다.

가전제품수리소가 집안에 있고 그 자신이 수리업무를 직접 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자본주의적 기업가"라고 하기에는 이르지만 자영업 단계를 조금씩
넘어서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해 보였다.

그는 "가능하다면 수리소규모를 늘리고 싶다"고 희망하면서도 "그러나
정부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무리하게 확장하지는 않고 있다"는
조심성도 보였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