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주식을 파는데 주력해왔던 기관투자가들이 추석이후 어떤 투자
자세를 보일 것인가.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현장세의 흐름에 비춰볼때 기관이 시장에 적극
개입해야 장세전환의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있다.

사실 7월중순이후 주가가 약세를 기록한 것은 외국인 한도확대시점을
전후해 기관들이 보유물량을 줄이는데 주력했기 때문이다.

지난 7,8월중 국내기관투자가들은 1조1천3백87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그러나 이같은 매도우위는 장세를 비관해서라기보다 급격한 금융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전략으로 받아들여지고있다.

특히 증권산업개편을 앞두고있는 증권사들은 이기간중 총6천억원규모의
주식을 순매도, 부채규모를 줄이고 채권투자를 확대하는 경향을보였다.

기관의 매도는 당장 수급악화현상을 빚어내고 이는 다시 일반투자가들의
증시자금이탈을 가속화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된 셈이다.

그렇다고 증시에 뚜렷한 악재도 없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경기연착륙가능성이 커지고있고 시중자금시장의 안정세에
힘입어 금리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유독 주식시장에만 찬바람이 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관투자가들은 추석이후 찬바람이 일면 주가가
큰폭으로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들어 보험을 중심으로 일부기관투자가들은 소규모지만
매수우위를 보이고있다.

지금이 주식을 싸게 살수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를 고려하면 주식시장은 적어도 기관의 매물압박에서 벗어날수있게됐다.

문제는 장세전환의 기폭제를 마련하는 것이다.

기관투자가들중 장세전환이 확인된후 본격적으로 시장에 개입하겠다는
전략이어서 빠른 시일안에 큰장 이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혼선을 빚고있는 정부의 금융소득종합과세정책이 강화쪽으로
뚜렷하게가닥을 잡을 경우 일부 거액자금이 증시에 유입될 가능성도
없지않다.

이같은 매수세가 일본계자금등 외국인투자세력과 합쳐질 경우 예상밖의
폭발장세가 연출될수도 있다는 희망섞인 목소리도 쉽게 들을수있다.

기관들중에서 보험,일부은행이 한발 앞서 주식매수에 나섰다.

지난주말 주가가 급반등한 것도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한 선취매현상에
따른 것이다.

기관들이 시장에 적극 개입한다면 주로 어떤 종목을 매수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일단 삼성전자등 시장 대표주및 우량주와 정보통신관련주의 상승행진이
한차례 더 이어질 전망이다.

우량주는 외국투자자들이 선호한다는 점에서 정보통신주(첨단기술관련주)는
세계증시활황의 기폭제가 됐다는 점에서 투자가 유망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반면 기관투자가들간 가격위주의 매매공방이 벌어질 경우 저가대형주들도
수익률측면에서 관심을 둘만하다는 견해도 만만치않다.

기관투자가들은 추석후 뚜렷한 주도주출현을 기대하기보다 업종별
가격대별 재료별 순환장세가 펼쳐지며 지수가 상승곡선을 그리는
장세를 전망하는 경향이 짙다.

이경우 그동안 조정을 받고있는 은행 증권 보험주및 건설주의 강세도
점쳐지고있다.

특히 인수합병바람이 한차례 불 가능성이 크고 증권산업개편에 따는
사업영역다변화가 예상되는 은행과 증권주의 움직임을 면밀히
지켜보겠다는 펀드운용자들도 적지않다.

<이익원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