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최대의 명절인 추석연휴를 맞아 2천8백만명이 고향을 찾아 대이동,
전국이 하루종일 차량물결과 인파로 몸살을 앓았다.

연휴를 앞둔 7일 오전 귀성인파가 쏟아져나오면서 서울역과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김포공항 등에는 선물꾸러미를 든 발디딜틈없이 북새통을
이뤘으며 고속도로와 국도는 오전부터 귀성차량으로 사상 최악의 교통체증을
빚었다.

일부 발빠른 수도권 귀성객들은 예년보다 짧은 3일간의 추석연휴를
의식한 탓에 일찌감치 6일부터 귀경길에 나서기도 했으나 본격적인
귀성이 시작된7일 하루종일 전국 도로는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다.

경부 중부등 고속도로에는 오전 9시가 지나면서 차량이 밀려들기
시작해 오후가 되면서 구간별로 거북이걸음이 계속됐다.

이에따라 승용차귀성을 고집한 자가운전자의 경우 교통체증으로
차속에서 장시간을 견뎌야 했으며 일부 운전자와 가족들은 아예 차에서
내려 고속도로상에서 미리 준비한 간식을 먹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체증에 따른 구간별 소요시간은 평소보다 평균 3~4배가량이 더 걸렸다.

서울~대전간이 6~7시간,서울~부산,광주구간이 16~18시간이 소요되는
등 기록적인 정체현상을 보였다.

그러나 승용차를 집에 두고 고속버스를 이용한 귀성객들은 지난해보다
더욱 엄격히 실시된 고속버스전용차선제 덕분에 제 시간에 고향집에 도착,
여유있게 추석을 준비했다.

전용차선을 달린 고속버스의 경우 서울~대전간이 평소보다 다소 긴
3시간,서울~대구,부산,광주 등이 평균 4~5시간밖에 걸리지 않아 자가용
귀성객과 큰 대조를 이뤘다.

<>역 =서울역과 청량리역에는 이른 아침부터 양손에 선물꾸러미를 든
귀성인파로 큰 혼잡을 빚었다.

서울역의 경우 점심시간이 지나면서 터미널밖은 물론플랫폼은 발디딜틈이
없었다.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임시매표소창구에는 표를 구하지 못한 귀성객이
아침부터 나와 입석표라도 사려고 서성거렸으며 간혹 반환표가 나올
때마라 한꺼번에 인파가 몰려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철도청은 7일부터 11일까지 5일간을 추석특별수송기간으로 정해 모두
3백94편의 임시열차를 운행하는 한편 정기열차에도 모두 4백82량의 객차를
추가로 연결해 운행에 들어갔다.

역주변에는 이외에도 표를 못구한 귀성객들을 상대로 9인승 승합차영업이
호객행위가 목격되기도 했다.

<>고속도로 =아침부터 귀성차량이 몰려든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의
각 진입로는 주차장 그 자체였다.

특히 한남대교 남단~서초구간에는 밤늦게까지 차량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그러나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양재IC~청원IC간 1백24 구간에서 실시된
버스전용차선제로 고속버스를 비롯한 9인승승합차들이 시원스럽게 질주,
옆차선에서 가다서다를 반복한 다른 귀성객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고속버스전용차선제의 위력이 발휘된 하루였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19인승이상차량에서 9인승이상 차량으로 고속버스
전용차선 이용대상 차량이 늘어나 9인승승합차들이 귀성객수송에 큰 몫을
했다.

한국도로공사는 6일 16만7천여대의 차량이 서울을 빠져나간 데 이어
7일에도 모두 21만2천여대가 고속도로를 이용,귀성길에 오른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또 추석연휴 첫날인 8일 17만5천여대 9일 19만5천여대가 서울을 빠져
나가는 한편 귀경첫날인 10일 22만5천여대가 올라올 것으로 예상했다.

<>공항 =김포공항은 이날 오전 6시30분부터 부산행 아시아나항공기가
승객을 가득 채운 채 이륙한 것을 시작으로 모두 3만7천여명이 항공편을
이용했다.

공항측은 추석기간동안 25만여명이 항공편으로 고향을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선에는 이번 연휴를 이용, 동남아 등지로 해외여행을 떠나는
관광객들의 발길도 적지 않았다.

<>공단 =구로공단을 비롯 반월 구미 창원 울산등 전국의 각 공단업체들은
7일 오후부터 전세버스를 동원,근로자들의 귀향을 도왔다.

공단업체들중 일부는 근로자들의 편안한 귀성길 마련을 위해 아예 7일을
휴무일로 정해 근로자들을 내려보냈다.

손에 손에 선물꾸러미를 든 공단근로자들은 고향을 찾은 기쁨에 환한
표정들이었다.

<고기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