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문성근. 그가 92년 "칠수와 만수"(연우무대)이래 3년만에 다시
연극무대에 선다.

극단차이무의 창단공연 "플레이랜드"(아돌 후가드작 이상우 연출,
8일~10월8일 극장학전블루)에서 남아프리카 흑백분쟁중 흑인들을
무차별적으로 살상한 백인게릴라 기드역을 맡아 출연하는 것.

"오랜만에 서는 연극무대에서 사실 부자연스럽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쉽게 연기를 해왔구나하는 반성도 하게됐습니다.

관객이 편안하게 볼수있는 연극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그는 성실하고 진지하게 연습에 임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날도 연습중에 매끄럽지 못했던 대사처리에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에서 최고배우다운 자세를 확인할수 있었다.

그만큼 그는겉으론 무자비하지만 여린 심성을 지닌 극중 기드역에
푹빠져 있기도 하다.

"''세상밖으로''를 영화로 만들기전 연극으로 먼저 선보이자고 이상우
선배와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연우무대를 거쳐간 이상우 여균동 류태호씨등과 함께 편안하고
자유로운 연극을 해보자는 얘기가 구체화되면서 극단을 만들게 됐습니다"

"차이무"는 차원이동무대의 준말로 차원을 이동시킴으로써 현재
못보는 부분을 볼수있도록 한다는 의미다.

정형화된 조직이 공연은 물론 극단 참가자 개개인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데 모두 동의했기 때문에 "차이무"에는 내규가 없다.

극단탈퇴는 물론 연극활동에서도 자유의사가 보장된다는 얘기다.

영화감독 박광수씨와 소설가 이동창씨도 조만간 합류할 예정이다.

"연극연습하듯이 연기하는 영화를 하고싶습니다.

연극의 편안함과 영화의 영상미및 보존성이 잘 조화되는 그런 영화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85년 연극 "한씨연대기"로 데뷔한 문씨는 그동안 6편의 연극과
11편의영화에 출연했다.

앞으로는 영화와 연극 모두 1년에 1편정도씩만 출연했으면 한다고.

특별한 무대세트없이 배우의 연기가 극을 이끌어가는 연극
"플레이랜드"는 백인 게릴라전사 기드와 공원 야간경비원인 흑인 마티가
89년 12월31일 저녁 이동식놀이공원에서 만나 다음날 아침까지 갈등하고
고해하며 화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마티역은 연우무대의 "칠수와 만수"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에
골연했던 류태호씨가 맡았다.

문의 763-8233

< 김수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