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롯데그룹회장은 왜 한국으로 오지 않는가.

해마다 추석이면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차례를 지내며 명절을 보내온
신회장이 올해에는 일본에 머무를 것으로 알려졌다.

전례가 없던일이다.

매번 짝수달은 일본에, 홀수달은 한국에서 번갈아 집무하는 원칙을
깨뜨리고 아직 한국행 일정조차 국내 그룹회장실에 통보하지 않고 있어
임직원들이 의아해하고 있다.

신회장이 이번 추석을 뜻밖에도 일본에서 지낸다는 사실을 아주 특이한
일로 받아들이기는 쟤계도 마찬가지다.

여기에는 더욱이 신회장의 "한국부재"는 최근 롯데그룹이 당한 "3재"와
겹쳐 그룹내 모든 임직원들을 초비상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이 "3재"는 지난달말부터 연속으로 터진 불상사. 롯데백화점에
사제폭탄물이 발견된 것과 롯데쇼핑 현수막화재사건 그리고 롯데월드 입간판
추락으로 행인이 부상을 당한 것등이다.

이런 우환으로 롯데그룹은 임원급 안전순찰을 하루 1회에서 2회이상으로
늘리고 비상회의도 수시로 열고 있다.

이런 와중에 신회장의 부재는 커다란 혼돈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롯데 사람들은 "회장께서 이달초부터 예정대로 한국에 와있다면 우선
직원들부터가 안심하게 됐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롯데그룹회장실은 신회장이 일본에서의 업무가 밀려 추석이 지난후에
한국에 올것 같다고만 밝히고 있다.

장성원호텔롯데사장과 함께 호텔사업협의차 모스크바를 방문할 예정이라는
얘기도 있다.

어쨌든 총수가 집을 비운 롯데는 지금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

< 심상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