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표류하고있다.

홍영기.박일 공동대표체제를 출범시키며 의욕적인 새출발을 다짐해놓고는
다시 계파간 지분다툼으로 앞날을 점치기 어려운 내분상태를 맞고있다.

지분다툼의 핵은 자금과 조직을 관리하는 사무총장을 어느 계파가 차지하
느냐는 것.

지난달 28일 전당대회를 치른후 민주당은 그후 두차례의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당직인선을 논의했으나 이전총재측과 구당모임은 서로 자파가 사무총
장을 차지해야한다고 주장,협상이 결렬됐었다.

더구나 2일 당직자인선을 위해 소집된 최고위원회의는 사전 입장조정 실패
로 아예 무산됐다.

4일 다시 회의를 열기로했으나 당안팎에서는 별 기대를 걸지않고 있다.

이전총재측은 주류가 당연히 사무총장을 맡아야한다며 장경우전의원을 사무
총장으로 내정해 놓고있다.

사무총장과 대변인을 구당모임쪽에서 양보한다면 나머지 주요당직을 모두
넘겨줄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12월전당대회에서 이전총재가 복귀하기위해서는 자파 사무총장이 조직을
관리해야한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구당모임은 "경기도지사후보 돈봉투사건"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장전의원을
사무총장에 임명하는 것은 민주당의 개혁이미지를 크게 후퇴시키는 처사라며
반발하고있다.

구당모임은 이철의원을 사무총장에 내정해놓고 원내총무와 대변인자리를
양보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양계파의 대립으로 인해 민주당은 당무마비는 물론 사정한파등 정치권의
상황변화에도 적절한 대응을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고있다.

민주당관계자들은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3개월간의 과도체제 내내 이같은
대립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정개련등과의 통합작업이 무산됨은
물론 재분당사태도 배제할수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하고있다. <김태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