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이봉구특파원 ]

일본 대장성은 30일 일본 최대의 신용조합인 기즈신조와 유력 지방은행인
효고은행을 파산시키기로 결정했다.

다케무라 마사요시 대장상은 이날 저녁 6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부실채권이 6천3백억엔인 기즈신조와 7천9백억엔인 효고은행이 빚더미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판단, 파산절차를 밟아나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두 금융기관의 파산은 80년대말 거품경제기에 부동산.증권 관련 대출을
대폭 늘린뒤 자산가격이 급락하면서 부실채권이 걷잡을수 없이 늘어났기
때문이며 2차대전이후 일본 금융사고로는 최대규모이다.

고베에 본거지를 두고있는 효고은행은 93년6월이후 경영정상화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금년초 발생한 효고대지진과 8월초 코스모신조 파산으로
예금인출이 급증, 영업을 더이상 계속하기 어려운 지경에 빠졌다.

일본정부는 9월초 민간 출자로 "신은행"을 설립한뒤 효고은행의 부실채권
과 영업을 인수시켜 10년내에 부실채권을 상각시키도록 할 방침이다.

효고은행의 자본금 1천6백억엔과 예금보험 기금 4천억엔은 부실채권 상각
에 사용되며 일본은행은 "신은행"에 1천억엔의 특융을 제공키로 했다.

30일 저녁 기즈신조의 감독기관인 오사카부도 별도의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기즈에 대해 영업정지 및 채무동결조치를 내렸다고 발표했다.

오사카 당국은 예금자를 보호하고 지역의 신용불안을 막기 위해 대장성.
일본은행과 협의해 기즈신조 정리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기즈의 부실채권 6천3백억엔은 지난해말 파산한 2신조의 1천2백억엔,
이달초 파산한 코스모신조의 2천5백억엔보다 월등히 크다.

다케무라 대장상은 회견에서 "효고은행과 기즈신조의 파산이 전반적인
금융위기로 확산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고 마쓰시타 야스오 일본은행
총재는 "금융체제 안정을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