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공략할수 있을것 같아 보이지만 실제 어려운 곳이 중국시장이다.

그만큼 아직도 우리는 중국시장을 잘 모르고 있다.

마케팅이 비정상적이리만큼 복잡해 중국특유의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광활한 국토를 가진 중국에선 마케팅이 사활의 열쇠다.

아무리 좋은 물건이라도 소비자들에 전달이 안되면 무용지물이다.

첫째, 중국정부의 유력인사를 세일즈맨으로 활용해야 한다.

중국은 공유제를 기초로 하는 시장경제다.

이는 경제가 시장화돼도 정부는 국유재산의 대표로 경제분야에서 최대의
주주로서 강력한 힘을 유지한다는 뜻이다.

중국과 상거래를 하고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전개하려면 정부 유력자의
지지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경쟁이 격화되는 최근엔 이들 유력자를 자사의 세일즈 활동에
활용하는 것이 경쟁을 이기기 위한 최대무기인 것이다.

일본 제약메이커들이 천진에서 합작생산을 시작할 무렵, 중국산보다
품질이 좋음에도 값이 비싸다는 이유로 병원에선 좀처럼 구매하지
않았다.

그래서 일본제약메이커들은 천진시 수뇌부를 접촉, 품질과 안정성을
강조했다.

그후 수뇌부는 위생국 간부를 불러 품질중시의 관점에서 이 기업제품을
구입토록 권장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일본제약제품들은 현재 중국전역으로 뻗어나가게
된것이다.

둘째,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야 한다.

중국인들은 브랜드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중국인들은 내구소비재, 특히 가전제품을 구입할때 상품자체의
사용가치보다도 그 상품을 소유함으로써 얻을수 있는 일종의 우월함,
이른바 사회적.경제적지위의 상징으로서 효용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소니의 상표가 좋다고 해서 상점에 소니의 세탁기를 사러오는 고객들이
많다.

또 히타치자동차를 사고 싶어하는 수요자들도 있다.

상품지향이 강한 중국시장이다보니 무엇보다도 브랜드이미지확립이
중요한 과제인 것이다.

중국국내 광고선전이 하나의 해결열쇠이지만 해외에 나가있는 중국인
이나 화교가 가지는 브랜드이미지도 매우 영향력이 크다.

그들은 중국국내 소비자에 대해 여론의 지도자적 존재다.

이들은 면세로 상품을 국내외 면세점에서 구입할수 있다.

따라서 한국업체들도 중국국내외 면세점에 대한 판매촉진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셋째, 회사이름 상품브랜드 CM등을 모두 중국식으로 만들어야 한다.

저팬라이프라는 일본 침대제조회사는 광동성에 합작공장을 설립하고
회사이름을 니보라이프(일보배복)라고 지었다.

중국인들은 "일본보배는 복을 가져온다"는 뜻으로 기업이름을
받아들인다.

이 회사이름은 그냥 번역해 "일본생명"으로 지었다면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을 것이다.

중국에서 성공한 기업들은 회사이름이나 상품을 모두 현지화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코카콜라는 "커커우커러(가구가락)"로 맛있고 즐겁다는 뜻으로
발음도 비슷하다.

펩시콜라는 "바이스커러(백사가락)"로 모든 일이 즐접다는 뜻이다.

제록스는 "스러(시락)"로 즐거움을 베푼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기업도 현지화를 통해 중국식으로 상품이름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 북경 = 최필규 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