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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시장의 잠재력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12억이 넘는 인구를 바탕으로 한 가능성뿐이던 시장이
실제로 엄청난 소비활동이 이뤄지는 곳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가전제품을 비롯한 비싼 상품들이 상상을 뛰어
넘을만큼 빠른속도로 팔려나가고 있다.

하지만 중국시장은 서방의 잣대로는 재기 힘든 특이한 요소들이 있으며
비즈니스를 어렵게 만드는 독특한 요인들이 많다.

한.중수교 3주년을 맞아 변모하는 중국시장의 현상을 분석.소개한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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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비시장이 폭발하고 있다.

승용차의 대량보급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리겠지만 컬러TV, VTR등 가전제품
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대형백화점엔 월 평균수입의 5배정도 되는 고급양복이 없어서 못팔 정도로
소비가 활기를 띠고 있다.

반면 중국의 소득수준은 상당히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1인당 GDP(국민총생산)는 4백60달러로서 같은해 우리나라의
5%수준에 불과하다.

중국이 이같이 낮은 소득수준에 머무르고 있음에도 선진국 못지않은 소비
활동을 보이고 있다.

통계숫자로는 도저히 판단할수 없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그래서 중국 비즈니스의 시행착오가 수도 없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중국경제 현상의 배경엔 3가지 숨은 비결이 있다.

첫째, "평균마법의 손"이다.

중국의 1인당 GDP는 5백달러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지역별로 보면 심천은
6천4백55달러, 주해는 3천1백65달러, 상해는 1천4백99달러등 연해지역엔
1천달러를 넘는 도시가 많다.

이러한 도시에선 중국 평균수준에 비해 높은 소비활동을 할수있는 것이다.

또 소득분배의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중국은 소득분배의 평균화가 추진되고 있는 한국 일본 대만등에 비해
빈부의 격차가 크다.

수천달러수준의 소비생활을 향유하고 있는 소득계층이 일정한 수로 존재
하고 있다.

더우기 최근의 경제발전에 의해 중산계급의 출현도 볼수있다.

이처럼 중국에는 지역별로, 소득계층별로도 특정비율의 활발한 소비를
이끄는 힘을 가진 집단이 존재하고 있다.

중국은 인구 12억의 대국으로서 이러한 계층이 전인구의 몇%에 달하기만
해도 웬만한 유럽의 한 나라는 이상의 시장규모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둘째, "수입마법의 손"이다.

중국에선 비정기적인 수입의 비율이 높다.

지하경제가 뿌리깊게 존재하는 것이다.

공식통계에 의하면 도시의 경우 총수입중 비정기수입의 비율은 93년에
20.6%에 불과했다.

그러나 여기엔 비정기적 수입의 일부가 빠져 있다.

현지 경제조사기관들은 표준적인 비정기수입의 비율이 50%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릉종합연구소가 같은해 주요 4개도시를 대상으로 소비자 질문을 한
결과도 그와 같은 경향을 보였다.

이 조사에 따르면 소비를 이끄는 고소득계층은 비정기수입의 비율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셋째, "환율 또는 외환마법의 손"이다.

이것은 외환시장에서 결정되는 환율이 국가의 구매력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시장가격은 달러당 7백60원이지만 한국에서의 7백60원보다 미국에서의
1달러가 훨씬 구매력이 있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환율은 두 나라간의 구매력의 비율에 의해 결정된다고 하는 "구매력 평가"
에 기초, 세계은행이 산출한 결과에 따르면 중국의 1인당 GDP는 1천9백
10달러로서 시장가격에 의해 평가된데 비해 훨씬 높다.

중국에 대만, 홍콩까지 합한 중화경제권의 GDP를 구매력평가를 기준으로
보면 2002년에는 미국을 초과, 세계1위가 된다는 예측이 세계은행에서
발표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예측에서도 알수 있듯이 중국의 소비시장은 세계 최대 유망시장인
것이다.

< 북경=최필규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