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복도 지나 며칠 있으면 처서로 접어든다.

올 여름도 무사히 넘긴 동네 어귀의 견공들이 생환의 기쁨을 노래하며
더욱 우렁차게 짖어대고 있는데, 이쯤해서 보신탕을 비롯한 정력제에
대해 한번씩 생각해보자.

흔히 말해서 정력제란 성욕을 향진시키고, 발기력등의 성기능을 증강
시키는 약물로 정의된다.

정력제에 해당되는 용어는 대단히 많아서 미약,선약,영약,회춘약,
애정약,강정제라고도 하고,서양사람들은 청춘약 또는 비약이라고도
한다.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져있는 정력제로는 멍멍이탕 뱀탕등 일상화된
음식물에서부터 육종용,하수오,복분자,음양곽등 한방의 단미약재,또
고추잠자리 누에나비등의 충류와 해구신 녹용등의 수류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하기 그지없다.

이같은 정력제는 그 이름이나 생활양식,성관계 패턴등이 모두 정력과
관련지어 생각할수 있는 것들이 많아서 정력제로서의 신빙성을 한결
높여주고 있다.

그러나 현대의학적으로는 이들 정력제가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대뇌의 변연계로 생각되는 인간의 성중추를 효과적으로
자극하여 목적하는바의 최음작용을 나타낼수 있는 약물은 하나도
없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년기이후 가령(가령)에 따른 생리적 노화현상의 하나가
성기능의 감퇴이니,이를 인위적으로 교정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사들은 대부분의 정력제가 단지 정신적 위안에 의한 "플러시보
효과(위약효과: Placebo effect )"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정력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실제로 큰 효험을 보았노라는
친구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정말 정력제는 효과가 있는 것일까.

다음주에 그 진위를 밝혀보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