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과 정주영현대그룹명예회장의 회동으로 정부와 현대간의
"3년갈등"이 종지부를 찍으면서 앞으로 정명예회장과 현대그룹의 행보
도 매우 빨라질 전망이다.

현대그룹은 이날 정회장의 청와대방문직후에 낸 "그룹입장"에서 "그
룹의 분위기를 일신해 앞으로 국가발전과 세계화에 가일층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미뤄온 사업을 떳떳하게 밀어붙인다는 의지의 일단도 내비쳤다.

정회장의 활동폭도 넓어질것이 분명하다.

정회장은 특히 여생의 "3대과제"로 추진해온 서산간척지개발과 대북사업
제철소건설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서산간척지(3천65만평)의 경우 정회장이 지난 79년부터 지난 14일 정부
인가를 받기까지 장장 16년동안 추진해온 사업.

정회장은 앞으로 서산간척지를 최첨단영농단지로 조성,여기서 생산된 연
간 4만6천가마의 쌀을 계열사임직원과 불우이웃에 공급할 계획이다.

정회장의 또다른 숙원사업은 대북사업.그는 고향이 있는 북한에서 대규
모 관광지개발과 발전소등 기간산업건설에 여생을 쏟고 싶다고 입버릇처
럼 말해왔다.

정회장은 이날 낮 서울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손녀 은희씨(24)의 결혼
식에서도 "지난 89년 방북때 북측과 합의한 금강산개발등 대북경협사업
은 아직도 유효하다.정부의 허가만 나면 곧 방북할 생각"이라고 기자들
에게 말했다.

정회장은 또 "앞으로 그룹의 대형프로젝트에 간여하겠다"고 언급,그룹의
현안인 제철소사업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현대의 제철사업은 60년대부터 참여를 추진해온터여서 정회장이 생전에
마무리한다는 강한 집념을 보이고 있다고 그룹관계자는 전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