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리수 금리시대"는 올 것인가.

최근들어 실세금리가 연12%대로 급락하면서 금리가 언제까지 하락추세를
보일 것인지, 과연 한자리수 금리시대는 올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시장금리 특히 회사채수익률은 밑바닥 모르게 떨어지고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금융종합과세 실시예정에 따라 돈은 이를 피하기 위해 채권투자를 대신해
주는 금융기관으로 몰리고 있고 이들 금융기관은 이돈을 굴려야 하나 그
대상이 되는 채권물량이 턱없이 모자라, 품귀현상마저 빚고 있다.

기업은 기업대로 시설투자를 줄이고 있어 자금잉여가 이어지고 이는
채권값을 올려 금리를 떨어뜨리고 있다.

이런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는 금융기관들은 시세차익을
위해서라도 채권물량확보에 혈안이 돼있고 이런 가수요는 채권금리의 급격한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관심은 하락폭이다.

대우증권 김국우부장은 "회사채수익률은 연12%수준을 유지하겠지만 최근
수익률이 연11%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던 "국민주택5년 1종"등 장기채권은
한자리수의 수익률까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전망의 근거는 자금시장의 각종 지표가 금리의 하향안정을 가리키는데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우선 하반기들어 경기상승세가 둔화되면서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크게 줄어든데다 최근들어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엔저"현상은 전자 자동차등 우리나라 주력산업들의 경쟁력을 앗아가 설비
투자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

특히 금융소득종합과세를 앞두고 시중자금도 금리를 하락시키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종합과세를 피할수 있는 곳은 주식과 채권등 자본시장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주식시장이 침체를 겪고있어 부동자금이 안전한 수익률을
보장하는 채권이나 특정금전신탁등 "채권투자상품"쪽으로 흐르고 있다.

위성복조흥은행상무는 "채권수요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금리는 지금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위상무는 또 "전통적인 자금수요기인 추석을 전후해 다소 등락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추석이후 당국의 통화관리정도가 그 이후의 금리수준을
어느정도 결정지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통화당국이 추석이후 통화관리를 강화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최근들어 통화관리지표인 총통화(M2)가 연14%의 증가율을 보이는등 통화가
매우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어 통화공급의 여유가 많기 때문이다.

또 급격한 엔저등으로 수출증가세가 둔화될 경우 경기회복을 위해서도
"저금리"를 유도해야 하는 만큼 통화긴축으로 금리를 올려놓을 이유가 없다
는 분석이다.

물론 금리가 떨어진다해도 당장 "한자리수"금리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시각이 많다.

김원태 한은자금부장은 "금리가 떨어지는 추세에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한자리수까지 떨어지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한다.

금리는 기본적으로 성장률에 물가상승률을 더해 예측하는데 올 하반기중
성장이 7~8%, 물가상승은 3~4% 예상되고 있어 이것만해도 적정금리가
11~12%수준이란 분석이다.

이렇게 보면 "추석을 전후해 금리가 조금 오를 가능성은 있지만 기본적으로
연말까지는 연12%선에서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셈이다.

< 육동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