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대회를 주최하는 기업들의 업종이 다양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해 (주)퍼시스가 가구업체로는 처음으로 오픈대회를
주최하면서 비롯돼 올들어 백화점 주류 전자 신용카드회사에 이르기까지
경쟁적으로 골프대회를 주최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골프대회는 골프의류관련 업체와 골프용품 전문메이커가
앞장서 주최해왔다.

반도패션 휠라코리아 제일모직 팬텀 에스에스패션 코오롱상사등 이름만
들어도 알수있는 골프관련업체들이 그것이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골프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여겨지던 가구업체
(주)퍼시스가 한국여자오픈을 주최하면서 골프대회주최 기업의 업종
다양화가 촉발됐다.

올들어 (주)미도파가 백화점업계로는 최초로 라일앤스코트여자오픈
대회를 이어받은 미도파여자오픈을 주최했고, 뒤이어 대우자동차가 제1회
매일여자오픈을 주최하게 됐다.

대우자동차는 쏘나타컵 SBS최강전을 주최하고 있는 현대에 이어
자동차업계로는 국내 두번째로 골프대회에 참여했다.

올들어 골프대회에 참여한 기업중 특이한 곳은 (주)OB씨그램.

"패스포트" 브랜드의 양주메이커인 이 회사는 오는31일 춘천CC에서
95APGA투어 6차전 패스포트오픈 골프대회를 주최한다.

주류업체의 골프대회 주최는 그동안 금기시돼왔는데 OB씨그램의
선도로 그 영향이 타기업에까지 미치고 있다.

당장 유나이티드 디스틸러스(조니워커 제조사)가 오는11월 제주 중문CC
에서 국제 스킨스게임을 주최할 예정이며, 맥주(하이트)와 위스키(딤플)를
제조 판매하는 조선맥주도 대회신설을 검토중이다.

삼성전자가 전자업체로는 최초로 APGA투어 10차전을 10월에 주최키로
한 사실도 괄목할만하며, 삼성신용카드(위너스카드 발행사)가 신용카드
업체로는 역시 최초로 중앙삼성카드배 한국여자프로골프선수권대회를
주최키로 해 골프대회주최 업종다변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골프계 한 관계자는 "조니워커 스킨스게임개최가 허용되면 내년부터는
외국 업체들의 골프대회주최 신청도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앞으로는 골프대회를 주최하려고 해도 일정이 맞지않아 성사시키기
힘든 상황이 올것이라고 했다.

또 지금은 개별기업이나 그룹내 한 기업이 대회를 주최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앞으로는 상금 출전선수등 대회규모가 커지면서 그룹이
앞장서 대회를 주최하는 시기가 올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재도 서울여자오픈을 한화그룹이, 올해 처음 열릴 삼성월드
챔피언십 미LPGA투어를 삼성그룹이 주최하는데서도 증명된다.

< 김경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