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업 진출안이 발표된 후 증권사들의 행보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단독출자에 의한 투신업진출계획을 확정하고 전담팀을 이미 가동시킨
증권사가 있는가 하면 일부증권사들은 타사동향에 안테나를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증권사들은 아직은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단계이고 가능성을
조사하는 암중모색기이다.

콘소시엄의 구성이 경영권과 관계된 중요한 사안인 터라 그룹경영진및
사장의 "노심초사"가 끝나지 않은 때문도 있지만 정책의 혼선도 한 몫하고
있다.

현대증권의 손영보상무는 "콘소시엄 구성시 증권사가 반드시 2개이상
포함되어야 한다는 등의 문제에서 정책당국자간에 견해가 엇갈리는 것 같다"
며 "이같은 상황에서 증권사들이 당장 어떤 움직임을 취하기는 어려울 것"
이라고 말했다.

또 원론적인 차원에서 "과연 투신업 진출이라는게 수익성이 있는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입장정리가 덜 된 것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영토확장 차원에서 일단 진출하고 보자는 심리가 폭넓게 형성돼 모두가
투신업 진출에 대해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단독진출이라는
떡을 포기하는 증권사의 출현가능성도 배제할수 것이다.

대우증권의 강창희이사는 "투신업을 해서 어떻게 돈버는지 실상을 제대로
이해하고 전략을 구체적으로 마련할 단계가 되면 단독출자대신 콘소시엄으로
돌아설 증권사가 다수 생겨날 것"으로 내다봤다.

강이사는 이같이 각자의 내부입장이 결정되는 시기가 되면 짝짓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밝히고 늦어도 9월초쯤에는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같이 혼재된 상황이 향후 전망을 어렵게 하고 있음에도 불구, 증권사들의
투신진출에대해 대체로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다.

<>10대그룹계열에 속한 9개증권사

=유화 신흥 건설등 자문사가 없는 12개 증권사를 붙잡는 것을 우선적으로
콘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

대우증권은 동부 유화증권들에 전산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이들 증권사
와의 콘소시엄 형성전망을 낳고 있으나 동부증권은 독자진출로 이미 입장을
굳혔다.

현대증권 삼성증권등은 일단 국민투신 인수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알려졌다.

LG증권은 타사동향 파악에 치중하는 쪽이다.

또 하나 가능한 경우로는 계얼금융기관의 콘소시엄에의 지분참여를
바터형식으로 하는 방안을 고려해볼수 있다.

하지만 "경영권은 영업실적과 관계돼 약정처럼 바터할 성격은 아니다"
(대유증권의 김경신경제연구실장)는 같은 견해도 만만치 않다.

<>10대그룹계열에 속하지 않으면서 자문사를 갖고 있는 증권사

=현재로선 단독출자 가능성이 높다.

동서증권은 일단 단독진출로 내부방침을 정했다.

다만 투신권및 타증권사의 동향을 봐가며 콘소시엄에 의한 진출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대신증권은 이날 자문사내에 투신전담팀을 구성, 단독진출을 확정했다.

고려증권도 투신진출안이 발표되기 전에 이미 투신전담팀을 자문사내에
구성했다.

동양 선경 대유 서울증권등 10%이상의 지방투신 지분을 갖고 있는 증권사는
지방투신및 자문사(서울증권 제외)의 처리방식을 둘러싸고 머리를 싸매고
있다.

<>자문회사를 갖고 있지 않은 증권회사

=단독진출 또는 콘소시엄 참여가 모두 가능하지만 출자규모등을 고려할때
대형사와의 제휴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대우증권의 강이사는 "업무상 연관관계나 경영진및사장간의 친소관계가
이 경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 이성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