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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산업] (36) 유화 전환기의 선택 <1> .. 9월 고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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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유화학산업은 국내 제조업생산의 4%를 차지한다.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9%에 이른다.

    비중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산업의 연관효과가 큰 소재산업이라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화산업이 국내경기와 전체산업을 좌지우지할 수도 있다.

    이같은 유화산업이 최근 "노란불"을 켰다.

    중국수출이 힘을 잃고 공장가동률도 서서히 내려가고 있다.

    단기적인 조정이라는 전망이 있는가 하면 불황으로 가는 전초전이라는
    견해도 있다.

    내년부터는 또 유화투자자유화가 시작될 예정이다.

    유화산업의 경기동향을 짚어보고 설비증설및 경영효율성등을 시리즈로
    살펴본다.

    < 편집자 >
    =======================================================================

    매년 4월 미국 휴스턴에선 NPRA(National Petroleum Refiners Association)
    라는 대규모 석유화학세미나가 열린다.

    그러나 이 세미나는 구미당기는 합작건이나 하나 더 건져보겠다고 나온
    사람들로 가득찬다.

    세미나가 아닌 합작파트너를 물색하는 사교장으로 불리기도 한다.

    어쩌다 유화경기에 대한 얘기가 나오지만 시간약속이 없을 때나 "교양"삼아
    그냥 지껄일 뿐이다.

    세계최대의 유화세미나가 이처럼 평가절하된 것은 그동안 경기전망 그
    자체에 신뢰를 갖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전망자체가 어렵다는 얘기다.

    경기예측이 다 그렇긴 하지만 유화경기는 특히 전망을 해봤자 빗나가기
    일쑤고 그렇게 빗나간 예측으로 업계는 혼란만 자초했었다.

    한국의 유화공업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한국 유화산업의 기본설계도가 그려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66년.

    당시 정부관리들은 미국의 씽크탱크인 아서 디 리틀사에 자문을 구했다.

    어느 정도 규모의 유화공장을 세우는 것이 좋겠느냐고.

    리틀사의 대답은 에틸렌 기준 연산 3만2천t짜리 나프타분해공장(NCC)
    이었다.

    원대한 경제개발의 꿈을 펼치고 있던 "통 큰" 한국의 경제관료들은 리틀사
    의 충고를 무시했다.

    연산 10만t짜리 공장을 짓는 모험을 감행했다.

    조금은 공급과잉을 우려하면서.

    그러나 결과는 영 딴 판으로 나타났다.

    73년 리틀사가 제시했던 것보다 3배나 큰 공장이 가동됐으나 기초유분인
    에틸렌이 모자라는 상황이 도래했다.

    리틀사의 의견을 쫓지 않은 것이 천만 다행이었다.

    지난 82년엔 또 세계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화학회사인 다우케미컬사도
    큰 실수를 저지른 적이 있다.

    다우는 적자가 더 커지기전에 손을 떼겠다며 한양화학(현재 한화종합화학)
    을 한화그룹에 매각한다.

    그러나 한양화학은 83년말께부터 유화경기 회복세를 타고 한화그룹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신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예가 여천 석유화학단지 건설.

    이 단지는 낙관론속에서 지난 79년 완공됐지만 바로 제2차 오일쇼크를
    만나 톡톡히 쓴맛을 본 사례로 기록돼 있다.

    91년에는 삼성과 현대가 NCC를 세우며 유화업계에 진출했지만 바로 불황의
    늪에 빠졌다.

    물론 3년이 흐른 작년초부터는 오히려 물건이 없어 못파는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이처럼 빗나가기 일쑤인 유화경기이긴 하나 그래도 궁금해지는 때가 있다.

    요즘이 바로 그런때다.

    업계는 지금 반신반의할 수 밖에 없는 유화경기전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작년이후 순풍을 타온 유화제품 수출이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수출불안은 중국시장에서 비롯됐다.

    중국은 그동안 원자재수입에 대해선 편법적인 탈세를 사실상 묵인해 왔다.

    대표적인게 유화제품이다.

    그러던 중국 정부가 유화제품에 대해서도 법조문대로 30%이상의 고율관세를
    엄격히 적용하겠다고 나섰다.

    중국 연안 수입업자들의 몸조심이 시작됐고 그결과 한국산 합성수지의
    중국수출이 급감했다.

    "중국의 고율관세" 영향이긴 하지만 여기에 국내업체들의 공장가동률도
    10~20%정도 낮아졌다.

    기세좋게 올라가던 유화제품 국제가도 반전했다.

    구조적 불황의 도래를 우려하는 성급한 판단도 나올만 하다.

    그러나 "중국의 고율관세"를 대수롭지 않게 보는 사람도 많다.

    이들은 중국내의 합성수지 재고가 2~3개월안에 바닥을 드러내면 중국정부도
    어쩔수 없이 현실적인 세율을 제시할 것이라는데 근거를 두고 있다.

    특히 9월부터는 농업용 비닐의 수요가 일어나기 때문에 중국이 수입문을
    열지 않고는 못배겨날 것이라는 업계의 믿음도 합세하고 있다.

    연초부터 시작된 낙관적인 전망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니까 업계가 말하는 "9월고비설"의 키는 한국산 합성수지의 30%정도를
    사왔던 중국시장에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9월을 잘넘기면 국내유화경기는 좀더 갈 수있다.

    그렇지 못하면 유화경기는 9월을 고비로 하강세를 그릴게 분명하다.

    < 양홍모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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