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밀라노 뉴욕등지서 활약하는 일급 디자이너들의 새 작품은
전세계에 알려져 각국의 유행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 패션과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세계적 디자이너들의
올 가을/겨울 컬렉션의 특징은 크게 다양한 형태와 전통적 소재의 새로운
변용으로 요약할수 있다.

여러 스타일중에서 가장 강세를 보이는 것은 매끈한 수트. 테일러드
재킷을 내놓은 디자이너는 로메오 질리, 조르지오 아르마니, 장 폴 고티에,
겐조, 주프등으로 거의 모든 브랜드가 이 정통스타일을 내놓았다.

로메오 질리는 이중 가장 화려한 수트의 디자이너. 섬세한 동양풍의
재카드 패턴을 사용한 댄디수트,그리고 검정 바탕에 빨강 노랑의 꽃무늬가
화려하게 수놓인 셔츠와 넥타이를 매치시켜 가장 여성복에 가까운 작품을
선보였다.

디자이너 주프는 더욱 길어져 슬림한 코트로 보일 정도의 재킷을 내놓았다.

테일러드 재킷의 깃을 접지 않고 그대로 펴고 허리는 재킷과 같은 질감의
끈으로 리본처럼 묶어 초겨울 코트 대용으로도 충분히 입을수 있게 했다.

소재도 짙은 갈색에 흰 줄무늬를 듬성듬성 넣어 단정한 느낌이 더욱
강화했다.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유명한 그의 "아르마니 라인"외에도
우리나라 옛 학생교복을 연상시킬 정도로 목을 바싹 올려붙이고 아랫단과
칼라등 모든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한 재킷을 선보였다.

색상도 올리브색 연한 베이지등 밝은 색을 고르고 단추도 5~6개씩 달아
여성복처럼 부드러운 선을 냈다.

스타일의 다양함은 상의 길이에서도 드러난다.

프레다 인더스트리아등이 깡총하게 짧은 재킷을 내놓는가 하면 로메오
질리 올리비아 스트렐리등은 땅에 끌릴 정도의 긴 코트로 좋은 대조를
보였다.

전반적인 특징은 깔끔한 "댄디 스타일". 디테일을 중시해 어느 한 구석에
포인트를 잡아 화려하게 구성한 작품이 많이 눈에 띈다.

재킷이 길때는 목선을 올리고 바지는 가는 시가렛 팬츠로 매치시키는등
전체조화를 중시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