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제작 열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외화돌풍으로 여름감기에 시달리던 한국영화가 젊은 감독들의 잇단
제작참여로 기력을 회복하기 시작한 것.

8-9월중 촬영에 들어가는 한국영화는 10편을 웃돈다.

황규덕감독의 "나는 파리의 택시운전사"(영화세상)와 백일성감독의
"인간아"(구월당기획), 양윤호감독의 "유리"(하명중영화제작소),
박헌수감독의 "진짜 사나이"(익영영화사), 김성수감독의 "런어웨이"
(익영영화사)가 곧 크랭크인될 예정이며 홍기선감독의 "폭주족"(영필름),
유상욱감독의 "피아노맨"(한맥엔터테인먼트)도 잇따라 제작발표회를
갖는다.

그런가하면 김태균감독의 "AM400"(가제.LIM), 홍상수감독의 "낯선
여름"(동아수출공사), 김상진감독의 "돈을 갖고 튀어라"(우노필름)등
신예감독의 데뷔작들이 한꺼번에 선보일 에정이다.

또 "닥터봉"의 이광훈감독이 인기방송작가 주찬옥씨와 손잡고 두번째
작품을 준비중이다.

"나는 파리의 택시운전사"는 망명객 홍세화씨의 동명 베스트셀러
수필을 영상에 담는 것.

79년 남민전사건에 연루돼 프랑스로 망명한 홍씨가 파리의 택시
운전사로 일하면서 겪었던 갖가지 에피소드와 정신적인 방황,
이국땅의 고독 향수등을 현지로케로 그리게 된다.

황규덕감독은 90년 "꼴찌에서 일등까지 우리반을 찾습니다"를 연출
했으며 93년부터 파리에 유학중이다.

제작지휘등 연출팀만 국내스탭이 맡고 나머지 촬영 조명 녹음등은
현지팀으로 구성할 방침이다.

연말 개봉예정.

"인간아"는 친누나를 사랑하는 남자와 뒷골목세계의 호모, 기억상실증에
걸린 말더듬이 처녀등 다양한 인물들의 삶을 풍자와 해학으로 담아낸다.

"한줌의 시간속으로"로 제46회 살레르노영화제 그랑프리를 차지했던
백일성감독이 흥행성에 비중을 두고 만드는 야심작.

누나에게 이성을 느끼는 주인공 요한역에 조재현이 캐스팅됐으며
정신과의사역을 맡은 전무송과 오연수 김일우 최종원등이 출연한다.

8월중순부터 촬영해 연말 개봉예정.

"유리"는 박상륭의 소설 "죽음의 한 연구"를 각색한 것.

인도승려들의 탄트라수행법등 밀교적인 소재와 충격적인 정사신을
통해 인간본능과 구원의 길을 비추는 영화다.

신예 양윤호감독(29)은 동국대 연극영화과 재학당시 단편영화
"가변차선"으로 4개 단편영화제를 휩쓴 재원.

92년부터 조감독으로 5편의 영화제작에 참여했으며 이번작품이 데뷔작
이다.

남자주인공 유리역에 러시아유학중인 신인배우 박신양(27), 여주인공
누이역에 이은정(20)이 각각 결정됐다.

"진짜 사나이"는 자동차와 총을 소재로 한 코믹 로드무비.

권해효 이호성 이경영등이 출연하며 17일 제작발표회와 함께 크랭크인
된다.

"런어웨이"는 서울 도심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차량질주와 의문의
살인사건등을 담은 액션 스릴러.

25일 촬영에 들어가 연말께 개봉될 예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