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수입급증 결제기간장기화 단체수의계약축소등으로 경공업분야 중소
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이는 기협부설 중소기업연구원이 8개업종 23개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경영난 실태조사"에서 밝혀졌다.

이번 조사는 9일 있을 청와대의 30대그룹총수초청 중소기업대책회의를
앞두고 업계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이뤄진 것이다.

주요 내용을 간추린다.

<>경영난실태=경공업분야의 중소기업은 대부분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이들업체들은 전반적인 경기호전에도 불구하고 판매부진과 판매대금회수
부진 과당경쟁 외산수입급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타월의 경우 89년부터 시작된 중국산 수입이 최근들어 더욱 기승을 부려
올상반기엔 물량기준으로 86% 금액기준으로 1백39%나 급증했다.

타월업체들은 이로인해 내수가 위축돼 연쇄부도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가구업체들은 원자재비와 인건비가 오르는데도 주택 건설경기 침체로
수요가 격감, 과당경쟁에 허덕이고 있다.

게다가 유럽 동남아에서 가구수입이 급증, 치열한 시장쟁탈전을 벌이면서
가격체계가 무너지고 있다.

수입가구증가율은 60%에 이르고 있다.

이미 주요업체들은 장부상의 흑자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론 적자가 누적
되고 있으며 자금난과 경기호전불투명으로 자동화분야에 투자할 여력이 없는
형편이다.

피복업체들은 92년부터 대기업들이 대거 해외진출하면서 현지에서 직접
수요시장을 공략해 국내중소기업은 수출시장을 빼앗기고 있다.

정부는 공정경쟁을 유도한다며 단체수의계약마저 축소하거나 없애 판로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대기업이나 백화점에 납품하면 장기어음을 받아 이를 현금화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금융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종이상자를 만드는 지함업체들은 업체난립과 과당경쟁 원자재인 종이의
가격상승으로 자가어음발행업체의 50%가 도산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인쇄업체들도 80년대말이후 물량감소가 지속되고 있으며 연식품업체들은
기업합병작업으로 줄어든 기업수가 다시 급증하면서 과당경쟁에 시달리고
있다.

<>경영난의 요인=중소기업이 겪는 어려움은 크게 경영내적요인과 외적요인
으로 나눠볼수 있다.

내적요인으로는 자금난과 인력난 판매난을 들수 있다.

이중 자금난이 가장 심각한데 여러요인이 복합작용하고 있다.

인쇄업체는 보통 결제기간이 5~8개월짜리 어음을 받고 있으며 이에따라
제품생산기간까지 합칠경우 자금회수기간이 8~9개월이나 걸린다.

타월업체는 백화점이나 대기업 단체행사업체에 납품하고 장기어음을 받아
이를 할인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일부 납품분은 가계수표로 받는데 가계수표부도율이 높아 전전긍긍하고
있다.

상호융통어음을 발행해 쓰는 경우도 많은데 연쇄부도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인력난도 업체를 괴롭히고 있다.

피복업종은 신규채용이 많을 뿐아니라 이직도 심해 인력을 일정수준으로
유지하기 곤란하다.

자동화시설을 갖춰도 이를 관리할 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타월업종은 3D기피현상으로 국내인력채용이 어렵고 외국인력마저 고임금
업종으로 도망가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또 조사대상기업들은 수입품범람과 중소유통업체의 잇단 부도로 판매망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영외적요인은 정부 대기업 금융기관등과의 관계에서 비롯된다.

타월업체의 경우 농공단지의 무리한 추진으로 입주기업이 연쇄도산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금산단지에선 입주사중 6개사, 진천단지는 3개입주사중 사중 2개사가 부도
났고 1개사는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다.

이는 시장환경변화에 대한 예측없이 정부가 생산성향상 국제경쟁력강화라는
획일적인 명제만으로 사업을 추진한데 따른 것이다.

금융기관은 중소기업의 부도사태로 자금을 더 지원하기는 커녕 오히려
까다롭게 심사하고 담보를 더 챙기고 있다.

꺾기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대기업들은 국내중소기업 경영난과는 아랑곳없이 백화점 납품을 위해
섬유제품 완구등을 무더기로 들여오고 있으며 특히 완구는 대기업이 경영
하는 백화점의 완구코너는 90%가 외산으로 채워져 있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경영난타개를 위한 과제및 건의사항=중소기업에 당장 급한 것은 시설
자금이 아니라 운전자금이다.

따라서 운전자금지원을 병행하고 구조조정도 업종별 시장특성과 능력에
맞게 유도해야 한다.

완구의 경우 시장개척여지가 많으나 디자인개발이 안돼 기술개발센터의
설립이 필요하다.

피복 인쇄 종이컵 완구업종은 공동화사업추진을 희망했다.

이들은 공동화사업시 원자재구매 기술개발 판로확보에 공동으로 나설수
있어 경쟁력강화에 도움이 클것으로 기대했다.

단체수의계약은 중소기업의 판로확보에 큰 도움을 주고 있어 더이상 축소
하거나 페지해선 안된다.

또 인력난해소를 위해 대도시내 아파트형 공장을 많이 건립, 노령층및
주부인력의 활용을 극대화해야 한다.

대기업에서 인건비를 너무 빨리 올려 임금격차가 심화되고 있으며 중소
기업인력난을 가중시킨다.

대기업이 인건비상승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중소기업은 재무구조의 취약으로 거래상대방이 부도를 내면 함께 도산하는
경우가 많다.

연쇄부도를 차단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또 대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자금사정이 나으므로 가급적 현금결제를 해줘야
한다.

한편 이번 조사를 총괄한 최동규중소기업연구원부원장은 "경공업분야의
중소기업은 경기호황의 헤택을 전혀 못보고 있으며 극심한 경영난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중소기업의 기반이 무너지기 전에 획기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