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가 침체국면으로 접어든 것인가.

미국의 올 2.4분기(4월-6월)실질국내총생산(GDP)증가율이 연율 0.5%를
기록, 3년반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을 보이면서 지난 1.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하강곡선을 그렸다.

지난 94년 4.4분기중 5.1%라는 고속성장을 기록했던 미GDP가 올1.4분기에
2.7%로 급강하한 뒤 다시 큰 폭으로 하락함으로써 미국경기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사이에서는 이번 GDP증가율 감소가 경기조정국면에서
나타난 단기적현상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최악의 자동차경기,건설시장 급락, 대멕시코수출감소등 온갖 악재들이 이번
2.4분기 경제성장 둔화로 모두 흡수됐기 때문에 앞으로는 "상승행진"만
남았다는 것이다.

론 브라운 미상무장관도 이날 "경기둔화속에서도 건실한 경제기반은 유지
되고 있으며 투자와 수출도 계속 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경제성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로 이번 성장률둔화는 자동차시장 침체에 따른 재고조정이라는 특수
요인에 기인한 바가 크다.

이기간동안 기업재고 증가는 3백4억달러어치에 그쳐 전분기(5백11억달러)에
비해 증가폭이 2백7억달러나 줄어들었다.

이같은 증가액 감소는 지난 90년 4.4분기(3백18억달러)이후 4년반만에
최대폭이다.

재고조정은 그러나 개인소비와 설비투자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쁜 것만은 아니다.

더욱이 자동차생산을 제외할 경우 2.4분기성장률은 1.9%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GDP의 3분의2를 차지하는 개인소비도 이기간동안 연율 2백26억달러나 증가,
1.4분기의 전분기대비 증가액(1백43억달러)에 비해 58%나 늘었다.

수출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강해 업계에서는 내년 한햇동안 총 6-8%의 수출
증가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경제가 본격적인 경기회복으로 정의되는 연율 2.5-3%대의 궤도
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우선 장기금리가 떨어져야 한다.

미국의 장기금리는 올들어 최대 1.5%포인트 정도 하락했다.

그러나 금리인하등 경기확대정책에 대한 기대가 줄어들고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짙어지면서 장기금리는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

이에따라 주택건설및 개인소비의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둘째 고용상황의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

미국에서는 인원감축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확산
되고 있어 7월 신규고용이 6월에 비해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널리 퍼져
있다.

(노혜령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