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전격 인수를 발표한 미국의 제니스사가 지난 84년 미국의 한국산
컬러TV 덤핑판정을 제소했던 주역으로 밝혀지자 통상산업부와 관련업계는
"아이러니컬 하다"는 반응.

제니스사는 미가전업계의 메이저로 지난 80년대초 삼성전자 금성사(현 LG
전자) 대우전자등 국내 가전3사가 컬러TV를 미국에 덤핑수출하고 있다며
미상무성에 제소,결국 84년 7.47-14.88%의 덤핑마진율 판정을 이끌어 냈다.

그러나 국내 가전3사가 이에 불복,미연방순회재판소에 항소하는등 양국
업계간의 법정분쟁으로까지 비화됐던 이 사안은 지난 92년 한국측이 승소함
으로써 마무리됐었다.

이밖에도 제니스사는 국내 가전업계의 대미수출에 사사건건 다리를 걸어
한국업계와는 상당히 "불편한" 경쟁관계였다는게 관련업계 관계자들의 증언.

통산부관계자는 이와관련 "지난 80년대 컬러TV 덤핑제소등 국내 가전업계
에 껄끄러운 존재였던 제니스사를 LG전자가 인수한 것은 한미 통상사에
아이러니"라며 "앞으로 가전부문에 관한한 미국과의 통상문제가 순조롭게
풀리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기업의 공격적인 외국기업 매수가 통상마찰을
쉽게 해소하는 방법이 될수도 있다"며 LG전자의 제니스사 인수에 색다른
의미를 부여하기도.

<차병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