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광복50주년 기념음악 작곡을 의뢰받은 뒤 작사자인 시인 고은
선생에게 부탁했습니다.

일제침략등 구체적 사건을 나열하지 말고 일상의 아픔과 삶의 원초적
힘을 드러내는 내용이었으면 좋겠다고 했죠.

3월초 받은 시는 즉각 곡을 만들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광복50주년기념 칸타타 "동방의 빛"(작사 고은)을 작곡한 이건용교수
(한국예술종합학교)의 변이다.

"동방의 빛"은 총무처가 작사 작곡자 위촉한 광복50주년 기념음악.

8월15일 광복50주년 기념식에서 역사적인 국립중앙박물관건물 상단돔
제거와 함께 울려퍼질 곡이다.

총무처에서는 경축의 의미가 강한 음악을 주문했고 이교수는 이에따라
형식을 성악과 기악연주가 섞인 칸타타로 정했다.

연주시간 은 13분.

""개국" "민족의 수난" "광복의 기쁨" "밝은 미래로의 행진"등 4부로
구성됩니다.

굳이 나누자면 국악과 양악이 3대7의 비율로 들어있지만 살펴보면
주고받는 소리, 국악장단, 가락의 틀에 우리것이 강하게 배어있습니다"

"동방의 빛"은 각각 3명의 독창자와 독주자, 200명규모의 대형합창단
(서울시립합창단)과 오케스트라(서울시향, 지휘 정명훈)가 연주하는
대작.

현재 연주자는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 정경화 김영욱 김남윤씨중 2명과
첼리스트 정명화씨, 독창자로는 소프라노 조수미 신영옥 홍혜경 김영미씨
중 2명과 바리톤 최현수씨가 유력시되고 있다.

"전통음악도 서구음악도 아닌것, 서사적이면서도 서정적인것, 참여와
순수를 포괄하는 것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죠.

이곡은 80분짜리 동학100주년기념작 "들의 노래"(94년작)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들의 노래"는 7월말 실황CD로 나온다(SKC).

창작음악의 불모지에 가까운 우리나라상황에서 이 앨범 출반은 의미깊은
일로 여겨진다.

< 조정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