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열 <금융선물협 부회장>

최근들어 파생상품거래소설립방안을 주제로 공청회가 열리는등 선물거래법
제정에 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공청회가 성공적이기 위해서는 각계의 관련된 사람들이 다양한 의견을
개진할수 있는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져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중요한 것은 모두가 수긍할수 있는 공통분모를 찾으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여러해동안 국내 선물거래 발전을 위한다는 명분하에 시상을
통해 혹은 세미나를 통해서 너무나 많은 에너지를 낭비해 왔다.

훌륭한 의견도 많이 나왔지만 선물거래및 기타 파생상품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조차 되어있지 않은 목소리들도 적지 않았다.

그런 목소리일수록 영향력도 강하고 목소리도 컸던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게 업계의 평가다.

당연한 결과겠지만 이로인해 파생상품의 발전방향을 논의하는 업계
학계 관계가 사분오열돼왔다.

이런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져 의견 개진을 위해 모인 참석자들이 모두가
기존의 집단 이기주의 내지 개인 이기주의적인 입장을 고수하려 든다면
우리나라 선물시장은 기형적인 토대로 가지지 않을수 없을 것이다.

개방화,국제화가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는 요즈음 국내 각 선물관련집단의
적은 국내에 있는 것이 아니다.

가깝게는 동경의 TIFFF,홍콩의 HKFE,싱가폴의 SIMEX,멀리는 영국의
UFFE,독일의 DTB,스웨덴의 OM,미국의 CME CBOT NYMTX COMEX등이
우리주위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이들은 미상당수준에 가 있는 프로들이다.

이들은 협력의 대상인 동시에 경쟁상대 내지 적인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들은 우리시장을 오랫동안 연구분석해 왔고 우리 고유의 상품이랄수
있는 한국의 주식지수선물도 그들의 고유상품으로 성장시킬 방안을
이미 연구해 놓고 있는 실정이다.

영국UFFE는 이태리와 독일의 고유상품 일라수 있는 이태리및 독일
정부채선물과 선물옵션을 영국시장의 본원적 상품인양 상장거래하고
있다.

이웃 싱가폴의 SIMFX도 일본보다 먼저 일본의 NIKKEI지수거래를
시작했고 이미 홍콩의 M.S.C.I지수를 거래하고 있으며,한국증시를
기초로 한 지수개발도 준비하고 있다.

그들이 지금 당장 한국지수개발을 하고 있지 않은 것은 한국의 주가지수가
아직까지 real time 으로 발표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자기가 처한 위치나 이익대변을 위해 서로
다투고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수 없다.

어째됐건 우리의 선물시장이 모두의 공감대와 미래지향적인 합리성에
근거하지 못하고 어떤 개인이나 집단의 이기적 목소리에 지배돼
기형아로 탄생된다면 이 기형아를 성형수술하는 추후 비용은 상상을
초월할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수 없다.

법마련은 미래를 위한 토대를 구축하는 일이며 장기간에 걸쳐 이용될
구획정리사업이다.

이런 기초작업이 어떤 지단의 이기적 접근방식에 의해 왜곡돼서는
안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