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제니스사로부터 구체적인 인수제의를 받은 것은 올해 초인 3월.

제니스의 멕시코 칼라 TV공장이 만년 적자 상태에서 허덕이면서 현
경영진이 은밀한 제의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로선 이미 91년 5%의 자본참여를 통해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서
인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평가는 이미 내려져 있는 상황.

협상과정에서도 인수 가격이나 여타 조건엔 별 이견이 없었다는 전언.

그러나 막판에 제니스측이 제니스 경영개선계획에 대한 청사진을 문서
상태로 요구해 협상이 다소 지연되는 진통을 겪었다.

LG측은 이같은 요구는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는 대신 LG의
생산기술을 적극적으로 제공키로 구두 약속했다는 것.

협상과정에서 일본의 마쓰시타로 추정되는 경쟁자가 나서 한때 긴장
했지만 제니스 경영진의 LG에 대한 신뢰가 인수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는게
관계자들의 전언.

한편 LG는 미국내 3대 가전업체인 제니스가 RCA(프랑스 톰슨)매그나독스
(네덜란드 필립스)에 이어 외국업체,그것도 아시아 업체에 넘어가는 것과
관련 현지인들의 반응에 노심초사했다는 후문.

미국의 마지막 "자존심"인 제니스 인수는 그만큼 미묘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는 것.

다행히 현지언론들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임직원들도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해 인수와 관련한 후유증은 그다지 걱정하지 않아도 될것 같다고 LG측은
밝혔다.

< 이의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