궂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빙과 음료 야외용도시락 등의 매출이 격감,
여름장사의 비중이 큰 업체들이 울상을 짓고있다.

반면 제습제 방향제등 장마대비용품과 빨래건조기능을 갖춘 신형
세탁기의 판매는 크게 늘어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이달들어 11일까지의 청량
음료판매실적이 3백30만1천상자로 지난해동기의 3백91만6천상자보다
15.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칠성은 6~8월까지의 여름성수기 3개월간 매출목표를 지난해동기의
1천8백44억원보다 17.8% 늘어난 2천1백72억원으로 잡았으나 6,7월이
작년만큼 무덥지않아 목표달성이 힘겨워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해태제과는 이달들어 10일까지의 빙과판매실적이 6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의 94억원에서 28%나 곤두박질치는등 홍역을 앓고있다.

해태는 6월매출도 지난해 2백25억원에서 올해 2백20억원으로 뒷걸음질
친데 이어 7월영업도 부진을 면치 못하자 올여름장사가 폭염특수를
톡톡히 누렸던 작년수준의 활력을 찾기 힘들것으로 보고있다.

맥주업계도 판매가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동양맥주의 한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공개를 꺼려하면서 "이달들어
하루출고량이 지난해동기대비 25%이상 감소했다"고 털어놓았다.

계속된 비로 행락인파가 격감하면서 야외용 도시락과 필름판매도
슬럼프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문도시락업체인 선미식품의 조성식대리는"5월 성수기때는 하루
5천~6천개씩의 주문이 들어왔으나 최근에는 1천개를 맴돌고 있다"며
"특히 이달에는주말마다 비가 내려 장사에 타격이 크다"고 밝혔다.

미도파백화점 상계점 7층의 사진코너는 6월까지만 해도 필름이 하루
약20통씩 팔리고 현상의뢰도 평균25통에 달했으나 장마가 본격화된
이달부터는10통과 15통으로 격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장마로 성수기를 만난 제습제, 방향제는 이달초부터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이들상품의 하루판매액이
최근 약60만원으로 지난달보다 20%이상 늘어났다.

하루 약3백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의 우산, 양산
코너에서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양산의 판매비중이 60%를 넘었으나
이달초부터는 상황이 역전, 우산판매가 전체의 절반을 상회하고 있다.

대우전자가 건조기능을 갖춰 이달초부터 시중에 선보인 보송보송
세탁기도 시판시기와 맞물린 장마의 덕을 보고 있다.

대우관계자는 대리점에 이미 공급된2만대외에도 추가주문이 3만대나
밀려있다고 밝혔다.

여름철장사에 한해영업의 성패가 달려있는 음료 빙과업체들은 궂은
날씨가 장기화되면서 초조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데 롯데칠성의 한
관계자는 "장마가 20일이후까지 계속되면 올여름장사는 신장은 커녕
작년수준에도 미달될 우려가 크다"고 내다봤다.

< 양승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