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부서의 컨설턴트화"

삼성물산이 최근 총무 인사 경리등 지원부서업무를 프로젝트중심의
컨설턴트기능으로 전환한 소조직을 출범시켜 다른 기업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1일 사장실 직속기구로 탄생한 이 조직의 명칭은 "애드호크(adhoc)
팀".

팀장(김재환과장.36)을 포함, 팀원 6명의 평균연령이 31세인 혈기방장한
조직이다.

이들에게 떨어진 임무는 크게 두가지.

첫째는 고객(영업부서)이 추진하는 주요 프로젝트에 대해 컨설턴트로서
회계 자금 외환 법무 여신심사등의 지원업무를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하는
일이다.

가령 전에는 영업부서가 해외에 공장 하나를 지으려면 자금부 경리부 등을
일일이 뛰어다녀야 했지만 이제는 애드호크팀에 의뢰하면 일괄처리할 수
있게 됐다.

또 하나의 임무는 회사의 미래조직 연구.공룡화된 조직을 어떻게 하면
21세기에도 살아남는 기민한 조직으로 개편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과제다.

"사실 우리 팀 자체가 미래조직의 한 단면이라 할 수 있다. 회계등 지원
업무의 전산화나 외주화경향을 시뮬레이션해 보면 2000년에는 기존 지원
부서의 정형적 역할은 사라지고 컨설턴트 기능만 남게 된다"

미래조직의 방향에 대해 김과장은 이렇게 설명하며 최근 일본 종합상사들이
"총무회사"를 자회사로 독립시킨 사실을 예로 든다.

삼성물산이 이 조직을 만들게 된 경위도 흥미롭다.

입사 2년차로 애드호크팀의 막내동이인 최규철씨(27)씨가 창안자인 것.

과기대재학중 삼성물산에서 실습한 적이 있는 최씨는 실습보고서에서
"지원부서를 애드호크러시(특별위원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는데 신세길
사장이 이 보고서를 보고 애드호크팀을 조직토록 특명을 내렸다고 한다.

이런 배경을 갖고 출생한 애드호크팀은 그동안 삼성물산이 그룹의 조직
문화를 선도해 왔다는 점에서 그룹안팎에서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임혁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