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전 PC에 빠져있던 국내 일부 청소년들 사이에서 "GIF"파일 모으기
경쟁이 벌어진적이 있다.

화상 표현 방법중의 하나인 GIF파일 중에는 유난히 여성의 누드사진등을
담은 것들이 많아 GIF파일은 곧 음화를 상징하는 은어로 PC사용자들
사이에 통용되었다.

일부 청소년들은 GIF파일을 은밀히 복사해 교환하거나 자작 GIF파일을
만들어 자랑스레 PC통신망에 올려놓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만해도 GIF파일을 구할수 있는 정도의 실력을 갖추려면
상당한 노력과 정보가 필요했고 일부 매니아들만 외국의 "핑크BBS"에
접속해 GIF파일을 가져올수 있었다.

핑크BBS는 누드사진등을 전문적으로 데이터베이스화해 회원제로 사용자
들에게 공급하는 PC통신망으로 미.일.북유럽등에서 80년대 중반부터 상업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당시 핑크BBS들은 대부분 나이제한등 엄격한 가입절차와 신용카드조회
등으로 미성년들이 직접 여기에 접속하기는 불가능했다.

최근 전세계를 하나로 묶는 컴퓨터통신망인 인터넷이 국내에 보급됨으로써
일반인들도 손쉽게 핑크BBS를 접할수 있는 길이 열렸다.

또 기술의 발전으로 단순한 사진뿐만 아니라 동영상과 음성까지 첨가된
포르노그래피가 인터넷을 떠다니고 있다.

여기에 미 플레이보이와 펜트하우스가 "디지털 포르노"를 내놓고
인터넷에서 일대 격돌을 벌이고 있다.

이같은 디지털 포르노는 공연윤리위원회의 심의를 받지도 않으며
접속제한등의 조치도 불가능하다.

다행스러운 것은 외국의 경우 핑크BBS가 제한된 사용자들로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며 청소년들이 건전한 여가활동을 할수 있는 공간이 넓은
사회일수록 그 폐해는 적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핑크BBS는 사회의 어두운 곳과 주변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진 청소년들의 방을 찾게 마련이다.

이를 없애는 것이 핑크BBS가 발을 못붙이게 하는 첫번째 방법이다.

< 김승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