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은 가장 흔한 성인병중의 하나.

우리나라에서만 전인구의 3~4%가 앓고있는 것으로 추산될 정도로
흔하면서 합병증도 많고 완치가 어려운 질병이다.

이때문에 당뇨병환자는 몸에 좋다는 각종 약과 민간요법에 매달리는가
하면 치료받겠다며 외국병원을 찾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전문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당뇨병환자들은 서구당뇨병환자의
양상과 몇가지 점에서 매우 다른것으로 지적돼 주목을 끈다.

연세대의대 내분비연구소가 최근 열린 당뇨병관련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 당뇨병환자들은 단백질결핍에 의한 비전형적
당뇨병이 많고 기본적으로 베타세포의 인슐린분비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흔히 당뇨병은 1형과 2형으로 나뉜다.

1형이 소아나 30대이전에 발생하며 인슐린이 절대부족한 인슐린의존형
당뇨병이라면 2형은 인슐린이 상대적으로 결핍돼있고 비만 고칼로리섭취
약물및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이고 당뇨병환자의 다수를 차지한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1형이나 2형 어느 것으로도 분류하기 어렵고
1.5형이나 제3형으로 불리는 비전형적 당뇨병이 많다고 한다.

연세대의대 허갑범교수(내과)는 이것은 성장기시절에 영양부족이나
단백질결핍으로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내 베타세포가 제대로 발육하지
못했거나 기능에 장애가 생겼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이와 관련,우리나라에서는 당뇨병환자의 70%이상이 당뇨병발생당시에
비비만형이고 10%정도는 오히려 저체중상태이거나 영양결핍이라는
조사결과를 소개했다.

또 전체적으로는 비만하지않지만 배만 나온 중심성비만체형의 당뇨병
발생률이 우리나라에서 급증하는 추세라고 허교수는 지적했다.

한국인은 또 일반적으로 서구인보다 베타세포의 인슐린분비기능도
떨어진다고 허교수는 밝혔다.

다시 말해서 비만 스트레스등 인슐린분비를 저해하는 요인이 같은
수준이라도 한국인은 서구인보다 이를 이겨내는 능력이 떨어져 조기에
베타세포가 탈진하고 따라서 당뇨병으로 발전되기 쉽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비전형적 당뇨병환자는 당뇨병치료의 근본이 되는 식사요법을
시행할 때도 단순히 섭취열량을 낮출것이 아니라 적절한 양의 단백질및
당질과 지방질의 균형섭취가 중요하다고 연세대의대 이 철교수(내과)는
설명한다.

< 김정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