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베이 북쪽 1백80km 떨어진 구자라트주 바피공단입구.

엉성한 포장도로변엔 아침 이른시간부터 줄잡아 3천명의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서있다.

한결같이 새카만 얼굴에 반바지를 입고 있으며 슬리퍼를 신거나 맨발이다.

아침일찍부터 내리쬐는 따가운 햇살을 피하기 위해 커다란 보리수밑에
들어가 있는 사람도 있다.

이곳에서 공단 입주업체들은 일용직 근로자를 뽑아간다.

인력시장인 셈이다.

취재진을 기업체간부로 오인한 이들은 자신의 경험과 원하는 일당수준을
외치며 우루루 다가선다.

미혼여성인 라밀라씨는 자신이 건설 운반보조일을 많이 해봤다며 특히
시멘트반죽이 주특기라고 강조한다.

하루 일당은 50루피(약 1천2백원)를 달라고 한다.

아난씨는 건설공사는 물론 화학공장에서도 일해봤다며 60루피는 받아야
한다고 했다.

타일공인 빌립씨는 자신이 전문기술자라며 1백50루피를 희망한다고 밝힌다.

이들중 평균 70%가 공단내 업체에 취직한다.

주로 건설 보조를 하거나 잔디를 다듬는다.

때로는 생산활동에 투입돼 원부자재를 나르는 일을 한다.

바피공단뿐 아니라 인도내 주요공단에선 아침마다 인력시장이 선다.

인근 농촌지역에서 공단으로 3륜차인 릭샤를 탄 사람들의 대이동이
이뤄진다.

사람이 많다보니 단순인력구하기는 매우 쉽다.

또 이들이 원하는 일당수준에서 20~30%를 깎아서 하루를 채용해 쓸수 있다.

일손부족에 허덕이는 한국기업으로선 매우 부러운 풍경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