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영업에 적신호가 켜졌다.

최근들어 매출신장세 둔화조짐이 짙어지면서 내심 고민에 빠져 있던
백화점업계는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의 여파로 "여름장사는 이제 물건너 갔다"
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며 추석경기를 포함한 3.4분기 영업에도
상당한차질을 안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백화점영업이 상당기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업계관계자들의 걱정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출발한다.

우선 삼풍백화점사고로 고객들의 백화점 기피현상이 심화돼 매출이 서울
전역에서 곤두박질치고 있고 언제쯤 정상수준으로 회복될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삼풍과 가장 인접해 있는 뉴코아는 사고발생후 사흘째인 2일 하룻동안의
매출이 잠원동신관의 경우 평소 7억원이상에서 4억6천만원으로 30% 이상
줄었고 일요일이면 18억원을 웃돌던 롯데 본점도 약20%가 감소한 14억5천만
원에 그쳐 매출타격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매출감소와 함께 백화점업계가 외부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 판촉활동을
되도록 자제하고 바겐세일전략을 수정키로 한 것도 영업일선에 "한파"를
알리는 신호가 되고 있다.

고육지책의 성격이 짙긴 하지만 서울지역 대형백화점들은 삼풍백화점
사고의 책임을 업계가 공감한다는 뜻에서 오는 14일부터로 예정돼 있던
여름정기 바겐세일을 21일부터로 늦추고 기간도 열흘에서 닷새로 줄이기로
했다.

또 그레이스, 쁘렝땅, 한양유통등 대다수의 백화점들이 광고, 선전활동을
1일부터 대폭 축소한데 이어 세일기간중에도 개별광고를 하지않고 안내
고지문 형태의 업계공동 신문광고만을 싣기로 해 백화점매장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썰렁한 분위기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게 업계의 예상이다.

이와함께 하반기 장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추석이 9월초순으로 예년보다
빠른데다 이번 사고의 후유증이 조기에 가시지 않으면 명절대목마저 건지기
힘들지 모른다는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다.

이에따라 백화점업계는 7-9월까지의 3개월간은 악재가 첩첩이 쌓여있어
20%안팎으로 잡았던 매출신장목표의 달성이 힘겨울 것은 물론 제자리걸음에
머물지도 모른다는 비관적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가격파괴업태인 할인점이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백화점고객을 잠식해 오고
있는 상황에서 하반기부터 더 늘어날 할인점매장과 최근의 백화점에 대한
부정적이미지는 업계를 더욱 곤경으로 몰아넣을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할인점중 디스카운트스토어인 E마트는 오는7일 3호점인 안산점을 오픈하는
데 이어 11월중 인천의 갈산점을 개점하며 한국마크로의 인천매장도 오픈
일자가 연말안으로 잡혀있다.

회원제창고형 할인점인 킴스클럽은 오는7월말 수원점을 오픈하는등
연말까지 매장을 모두 5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업계관계자들은 "삼풍백화점 사고의 여파가 장기화될 경우 강남및 동북부
의 지역밀착형 백화점들이 특히 하반기영업에 더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고 "3.4분기 영업에서 유례없는 고전을 면치 못할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4일자).